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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투운동

#미투(#MeToo) 운동이 일파만파로 세상을 강타하고 있다. 최근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부터 급격하게 타오른 미투는 문화예술계, 대학, 종교계, 정치권 및 기업 등 한국 사회 여기저기에서 들판의 불처럼 번지고 있고 급기야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몰락을 목격했으며, 우리 대학교에서도 학생에 대한 교수의 성추행 폭로로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등 미투 운동의 파장과 양상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이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범위가 크고 넓은 것만이 아니다. 그동안 성폭력 사건이 간간이 폭로되더라도 풍파가 지나면 유야무야 흐지부지 되기 일쑤였으나 이번에 전개되고 있는 미투 운동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우리 사회의 그늘진 구석에서 성희롱, 성추행, 성적 괴롭힘, 성폭력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아도 묵묵히 감내해 온 피해자들이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폭로에 나서는 일이 사회적 동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의 특징이 무엇이고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

우선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미투 운동을 야기한 기본적으로 중요한 요인이나 고통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말못하고 있던 점을 고려하면, 고통 그 자체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침묵을 깨고 폭로에 나서도록 한 동인이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서 오래 전에 발생한 성폭력으로 인한 고통의 크기나 세기가 최근들어 갑자기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는 하기도 어렵다.

잘 알려져 있듯이 미투 운동은 우리나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2017년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을 당한 사람이라면 트위터에서 해쉬태그 #MeToo 댓글을 달아달라고 요청한 캠페인이 계기가 되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켜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이처럼 미투운동의 폭발적 확산은 인터넷 스마트폰 SNS와 같은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에 의해 촉진된 양상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성추행,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더 이상 침묵을 지키지 않고 사건 폭로에 나서도록 하는 내용적 동인으로는 아무래도 미투(나도 그랬다)라는 캣치프레이즈의 공감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Me Too”는 12년 전인 2006년 미국의 한 사회운동가(Tarana Burke)가 성폭력 생존자를 위한 풀뿌리 운동에 사용하기 시작한 말이다. 그는 자신에게 13살 소녀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 놓았으나 당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는데 훗날 “미투”라고 해야 마땅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미투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좌절과 포기에서 벗어나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호소력이 있다. 버크에 따르면 미투는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공감을 통한 임파워먼트”를 촉진하는 운동이다.

시야를 넓혀 다른 나라들과 견주어 촛불혁명 이후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미투운동의 불길은 더욱 더 강력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투운동은 말못할 고통을 폭로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젠더 관계 등 잘못된 권력 관계의 잔재를 청산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피해자들이 고통에도 불구하고 밝히지 못하도록 한 요인이 무엇인지, 고통을 밝힐 경우 혹시 2차 피해 등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살펴서 이를 해소하는 노력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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