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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나도 젊은 꼰대가 아닐까
  • 장우찬/인문대·국어국문 16
  • 승인 2018.03.19 08:00
  • 호수 627
  • 댓글 0

2018년 3월의 창원대 교정은 새내기들의 에너지로 칠해지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새롭게 적응하려는 새내기들을 보면 내가 새내기일 때가 떠오른다. 1학년 과대를 맡은 감초 같은 후배로 남아 1년 동안 열심히 과 행사에 참여한 것은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만 새내기에 딱 하나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경험이 있다면 바로 MT 때 선배들이 시켜서 한 여장이다. MT에서 새내기들은 장기자랑을 준비해야 하고 남학우들은 여장해야 한다라는 통보는 내겐 충격이었다.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화도 났었다. 등록금 내고 내가 왜 누군가의 희롱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대학 문화라더라’, ‘새내기들은 원래 그런 거라더라’ 등 곱씹어보면 말도 안 되는 이유지만 난 비합리적인 합리화를 했다. 그래서 재미있었냐고, 유쾌했냐고 물어본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한다. 아직도 내 기억에서 수치스러움을 만들어내는 중인 ‘대학 문화’ 에 점철된 경험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비합리적인 문화의 연결을 끊어야지 생각했다. 따라서 이 글은, 나의 다짐의 연장선에 끝에 위치한 최종점이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여장 문화의 철폐를 주장한다. 여장 문화는 선배들이 후배에게 가하는 무형의 폭력이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생채기는 없더라도 폭력은 오랫동안 남아 사람을 괴롭힌다. 자신이 표음한 말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쉽게 인지할 수 없고 의도와 달리, 청자에겐 폭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폭력이 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여장 문화는 여성의 모습을 고착화하는 일종의 코르셋이다. 현실 속 여성들은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남성이 여장을 하는 현장에선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는다. 머리는 길고 화장은 매우 짙다. 마치 여성의 모습이 이런 것처럼 보여주는 여장은 개체 여성의 개성을 묵살하는 행위이므로 철폐돼야 한다.

여장에 대한 문제점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고 철폐해야 하는 이유 또한 더 다양하다. 다만 내가 더 바라는 점은 ‘대학 문화’라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가하는 일련의 폭력을 같이 해결하고자 한다. 자신은 꼰대를 싫어한다면서, 그들과 똑같이 행동하는 젊은 꼰대들.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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