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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사거리] 봉피, 새내기의 한 조각
  • 이은주 수습기자
  • 승인 2018.03.05 08:00
  • 호수 626
  • 댓글 1
작년까지 봉림관에서 판매하던 피자

저마다 안고 있는 새내기 시절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작년, 2017학년도에 입학하여 갓 대학생이 된 기자에게 학교는 그야말로 낯선 곳이었다. 처음 걷는 캠퍼스와 처음 듣는 강의, 처음 먹었던 학식. 하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첫’은 따로 있다. 바로 선배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 온 봉피. 처음엔 다들 봉피, 봉피 하길래 그게 대체 무언가 싶었다. 궁금했지만 괜히 모르는 걸 티 내기 싫은 새내기의 알량한 자존심 같은 게 발동해서 아무에게도 묻지를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봉피의 존재를 잊고 정신없이 바쁜 새내기 생활을 했다.

계절이 지나 옷차림이 가벼워진 어느 날, 친한 오빠가 봉피를 먹으러 가자며 기자와 기자의 룸메이트 그리고 친한 과 오빠를 봉림관으로 이끌었다. 그게 나, 아니 우리들과 봉림관 피자와의 첫 순간이었다. 아, 이게 그 봉피였구나. 봉림관 피자를 줄임말이었다니. 생각 외로 너무 단순한 작명에 허무한 웃음이 실실 새어 나왔다. 주문을 마친 우리는 밖에 있는 벤치에 앉아 피자를 먹었고 기자는 한 조각을 남겼다. 평소 기자의 식탐을 아는 나머지 3명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배가 부른 것도 아니었고 딱히 거창한 이유도 없었다. 그냥 이 남은 한 조각을 다 먹어버리면 처음의 순간을 온전히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았다. 기억할 만한 사실, 하나 정도는 남겨두고 싶었다. 그날 이후 신기하게도 피자를 먹을 땐 늘 그 네 명이었다. 1학기의 마침표를 찍을 무렵, 봉피가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들렸다. 가게 앞에는 그간 사랑해주셔서 감사한다며 영업종료를 알리는 종이가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그날 예전 처음 봉피를 맛봤던 자리에서 마지막 피자를 먹었다. 새로운 1학기를 맞는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는 외롭게 비어있다.

지금 한 오빠는 최근 신병훈련소를 수료하고, 또 한 명은 복수전공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덧 기자와 룸메이트는 신입생 OT에 참여하여 18학번 새내기를 이끄는 선배가 됐다. 분명 우리는 그 해 같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피자를 나눠 먹었다. 하지만 결국 삼켜낸 건 각자의 조각이었듯,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한 조각, 기자는 남겨둔 한 조각을 두고두고 꺼내 곱씹을 것이다. 바람을 타고 초여름의 열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던 그 날을 추억하며. 혹은 18학번 새내기들은 겪지 못할 봉피가 기자의 새내기 시절의 비밀과도 같은 거라고 여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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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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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피사장님 2018-03-07 20:53:03

    안녕하세요 ^^ 잘 봤어요 봉피 진해로 이전했어요 놀러와요 공짜피자먹으러~^^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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