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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생, 학생과 노동자 그 사이
  • 서영진 기자
  • 승인 2017.12.11 08:00
  • 호수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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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조은태 전문기자

지난달 19일(일) 제주에서 기업 현장실습 중이던 고교생이 사망했다. 해당 업체는 고용 창출이라는 목적으로 현장실습생(이하 실습생)을 받았을 뿐이라며 해명했지만 열악한 노동환경과 12시간 중노동 등이 드러나면서 해당 업체는 질책을 피할 수 없었다. 현장실습 중 학생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데에는 실습생을 교육의 목적이 아닌 ‘노동자’로 여겨온 기업과 이를 방관한 정부, 학교의 책임을 무시할 수 없다. 해마다 수많은 학생들이 ‘산업체 현장실습’에 참여하지만 실습생들은 아직 기술적 능력이 부족하고 경험이 적어 단순 잡무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임과 동시에 노동자인 현장실습생, 이들의 현실에 대해 알아보자.

전공은 전공일뿐? 부적절한 업무배치

이번 현장실습 중 안타깝게 목숨을 잃게 된 학생의 전공은 원예였다. 하지만 그가 현장에서 맡은 업무는 전공과 전혀 관련없는 생수 제조업이었다. 또한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광주지역의 한 특성화고에서도 학생 10명중 4명이 전공과 무관한 현장에서 실습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학교가 학생 전공에 맞는 취업처를 발굴하지 못한 경우에도, 학생의 동의만 있다면 전공과 다른 업체로 보내지고 있는 것이 특성화고교 실습의 현실이다.
현장실습 업체 선정 시 직업교육 훈련생의 전공 분야를 고려해 파견한다는 직업교육훈련 촉진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대학생 현장실습생은 열정페이?

<대학 산학협력 현장실습생 증언대회>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대다수의 실습생은 주당 평균 40시간을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월 35만원에 불과한 급여를 받았다. 한 달 동안 160시간 근무했다는 가정하에 월 35만원의 실습비를 시간당 급여로 계산하면 시간 당 약 2,180원으로 최저임금의 1/3에 불과하다.
대학생 실습생의 경우 현장경험을 쌓기위해 교육이라는 이름하에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으며 실습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받는 교육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시간 중 업무와 관련된 내용의 적절한 교육이 현저하게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단순업무만 하다 현장실습이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국 391개 대학이 현장실습을 통해 전공 관련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학점을 인정받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이 이 현장실습프로그램을 악용해 실습생에게 현장 교육보다는 단순업무만 시키는 경우에 대해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 규정이 없기 때문에 현장실습에 대한 피해 사례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직업교육훈련촉진법」개정안 발의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신창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직업교육훈련촉진법」개정안(소위 현장실습생 보호법)을 대표 발의했다. 신창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 해 동안 3만여 개 기업에서 6만여 명의 학생들이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그런데 교육부에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238개 기업에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95개 기업이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7일(월) 신창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한 벌칙을 과태료에서 실형으로 강화하고, 임금체불은 근로기준법과 동일한 벌칙을 적용하는 등 실습생을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보호하기 위한 방안들을 보완했다. 
현장실습은 예비 사회인인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된 실무 경험음 쌓기 위한 소중한 기회다. 학생이자 노동자인 현장실습생의 안전과 노동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교육이라 불리는 현장실습. 교육과 노동의 그 적절한 중간은 어디일까.

▼우리대학 역시 간호학과, 유아교육과, 식품영양학과 등을 비롯해 다양한 학과에서 현장실습 후 학점을 인정받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과연 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현장실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약 한 달의 시간동안 예비 사회인으로써 실습에 참여한 세 명의 학우를 만나봤다. 

Q. 실습기관 선정 기준이 무엇인가? 
A. 실습을 진행한 기관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대학교 내에 설립된 종합사회복지관이었다. 특히 종합사회복지관이라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 집에서 가까운 점도 한 몫했다(웃음).
Q. 별도의 실습비용이 있는가? 노동에 대한 급여는? 
A. 현장을 배우기 위해 실습에 참여하므로 실습비를 낸다. 기관별로 다른데 내 경우에는 식비 제외하고 12만 원 정도 들었다. 게다가 교육적 목적이 크다보니 별도의 급여는 없었다.
Q. 실습지에서의 지위나 역할은 무엇인가?
A. ‘김모선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복지관의 프로그램을 기획 및 참여하고, 기관에서 내주시는 여러 과제들을 수행했다. 인근 기관에 방문해보거나 실제 지역을 탐방해보는 등 사회복지실무자로서의 경험을 잠시나마 해볼 수 있었다. 
Q. 실습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A. 생생한 현장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학교에서는 내 생각이 레포트나 서류로 끝났지만, 내가 낸 아이디어가 실제 프로그램으로 실현되는 것이 너무 설레고 좋았다. 확실히 자원봉사로는 느끼기 어려운 점들을 배웠다.
Q. 현행 실습제도에 개선되어야할 점은?
A.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담이 꽤 있다. 일부 학과의 경우 회사나 기관에서 급여를 받기도하지만 우리학과는 그렇지 않다. 나의 필요에 의해 배우러 가는 것은 맞지만, 교통비 수준의 실비 지원정도는 필요한 것 같다. 한편, 타 지역에서 실습을 진행한 경우 교수님의 기관방문이 어려우신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학생들에게 교수님의 방문은 좋은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Q. 실습기관 선정 기준이 무엇인가? 
A. 마산 자유무역지구에 위치한 중소기업에서 실습을 진행했다.  실습이 필수는 아니지만 현장경험을 쌓고 싶어 실습에 참여했고, 타 기업에 비해 급여가 괜찮아 결정했다.
Q. 별도의 실습비용이 있는가? 노동에 대한 급여는? 
A. 링크사업단에서 30만 원을 지원받았고, 회사에서 제공하기로 한 급여가 30만 원이었다. 하지만 업무량에 따라 회사에서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Q. 실습지에서의 지위나 역할은 무엇인가?
A. 주로 이름으로 불렸고, 신입사원의 위치였던 것 같다. 행정 부서다 보니 회사의 각종 서류 업무를 맡게 됐다. 주로 대리님이 업무들에 대해 안내해주셨고, 행정이다보니 회사 전반의 업무 흐름에 대해 알 수 있었다.
Q. 실습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A.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무에 바로 사용 가능한 능력들을 배웠다. 특히 행정업무다 보니 회사의 전반적 업무 흐름을 배울 수 있었다는게 가장 좋은 점이다. 
Q. 현행 실습제도에 개선되어야할 점은?
A. 나는 실습이 꽤 만족스러웠지만 다른 업체로 실습을 나간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꽤 있다. 단순 잡무를 시키거나 하루 8시간 근무 중 단 한 시간 정도만 교육을 받고 나머지 시간은 그저 앉아서 책을 읽고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알맹이 없는 현장실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습을 나가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습 중 교육에 대한 평준화된 기준이 필요한 것 같다.

Q. 실습기관 선정 기준이 무엇인가? 
A. 보통 교육철학이 맞거나, 취업하고픈 기관으로 실습을 나간다. 생태유치원에 관심이 많아 관련된 유치원으로 실습을 나갔다.
Q. 별도의 실습비용이 있는가? 노동에 대한 급여는? 
A. 평균 실습비가 8만 원 정도인데 학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실습에 필요한 재료비는 개인이 준비해야 하며, 현장을 배우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급여는 없다.
Q. 실습지에서의 지위나 역할은 무엇인가?
A. 담임선생님과 동등한 보조선생님의 지위다. 급식 및 기본 생활습관에 대한 관리지도를 담당한다. 담임선생님이 부탁하신 업무를 돕거나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한다. 
Q. 실습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A. 유아들과 효율적으로 의사소통 할 수 있게 됐다. 유아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직접 경험해야만 알 수 있다. 첫 주의 아이들의 모습과 마지막 주의 아이들이 그 짧은 시간에도 변화하는 것이 신기하고 책임감이 느껴졌다. 특히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Q. 현행 실습제도에 개선되어야할 점은?
A. 휴게시간에 관한 내용은 기관마다 다른데 10개 기관 중 한 기관 정도가 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한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데, 휴게시간이 지침으로 정해져 보장돼야 할 것 같다. 한편, 몇몇 친구들은 실습 기간 중 잡무를 보조하는 시간이 더 많아 아쉽다고 했다.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바쁘신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실습생 역시 배우러 간 것이기 때문에 조금은 신경써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임지은 수습기자 wldms805@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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