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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떠나는가
  • 정현진 기자
  • 승인 2017.11.27 08:00
  • 호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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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집, 도시, 나라를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게 되는 그들.

그들은 왜 떠나는 것이며, 떠난 곳에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 뒤에는 어떠한 배경들이 숨겨져 있는지 알아보자.

 

대학생의 현주소는 어디?

스무 살, 그리고 대학생.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대학생은 다양한 목적 하에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 주변을 떠나고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선다. 그 목적지는 학교 기숙사, 자취방일수도 있고 어쩌면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나는 여행의 종착지일수도 있다. 집을 떠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공간을 접하며 새로운 환경을 만나러 나선다.

대학교 새내기들의 대학생활이 시작되는 3월. 그 몇 달 전부터 대학 근처의 자취방 주인들은 새로운 자취방 주인이 될 학생을 구하고 대학 입학이 결정남과 동시에 학생은 기숙사를 신청하거나 학교 근처에서 지낼 방을 구하러 다닌다. 진학하는 대학이 거리상 멀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대학과 집이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집을 원한다. 또한 대학진학을 하지 않는 청년들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자신이 살 집 대신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떠날 계획을 세운다.

그렇다면 이들은 도대체 왜 자신의 현재의 공간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마음속에만 담아뒀던 자유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민국의 청소년들은 학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등교하고 하루 종일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며 해가지고 달이 뜨면 그제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한창 먼 곳을 바라보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지만 아직 학생이라는 이유로, 아직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강제로 구속당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 3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 바로 스물이라는 자유다. 강제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고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나이. 우리는 고등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스무살이 되면 뭘 먼저 하고 싶니?” 이 질문에 대답하는 학생은 생각보다 진지하게, 깊게 고민한다. 현재 할 수 없는 것들, 자유를 얻는다면 하고 싶은 것들을 그들은 고등학교 생활 내내 마음속에만 담아둔다.

언젠가 시간은 흐르고 대한민국의 모든 고등학생은 3년을 버텨 스물이라는 시기를 맞는다. 누구나 다 예상하고 기대하는 순간이다. 평소 도전하지 못했던 것들을 그들은 해보고 싶어 하고 실행에 옮기려 한다. 그 중에서도 억압되었던 자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행동은 바로 새로운 공간,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 부모님이 있는 집을 떠나고, 기숙사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여행을 떠난다. 분명 고등학교를 졸업한 열아홉과 갓 스물이 된 것의 차이는 몇 개월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새로 나타난 자유는 그들의 현재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준다.

 

다양한 기회의 순간들

막 어른이 된 대학생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생각보다 많다. 다른 나라와의 교환학생,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등 현재의 살던 공간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시간적 여유가 있고 더 심화적인 내용들을 배우고자 대학으로 온 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들 말이다. 교환학생과 어학연수를 통해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고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그 나라에서 직접 돈을 벌며 생활하는 시간을 경험해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프랑스, 독일 등 20개의 국가 및 지역과 워킹홀리데이 협정, 청년교류제도(YMS)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6년 통계는 워킹홀리데이에 참가한 청년이 굉장히 많음을 보여준다. 호주 21,854명, 캐나다 6,151명, 일본 3,681명, 뉴질랜드 2,953명. 이처럼 상당히 많은 청년들이 외국으로 떠나고, 떠나고 싶어 한다.

대학생에게는 졸업을 무조건 기간 내에 해야 한다는 조건이 없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중간에 쉴 수도 있고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또 다를 도전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 즉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자율에 의한 공부와 경험들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 더 다양한 경험의 눈을 뜨기 위해 새로운 공간으로 뛰어들게 된다.

 

대학생과 여행, 그 사이

자취나 교환학생을 통해 집을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여행을 통해 잠깐 다녀오는 것도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도 그럴것이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빠지지 않는 항목이 바로 여행이다. 길게는 한 달을 잡고 떠나는 유럽여행, 혹은 방학을 이용하여 친구들과 다녀오는 일본, 대만여행.

인터넷에 ‘대학생여행’만 검색해도 대학생을 위한 패키지여행, 대학생자유여행, 대학생할인여행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언제부턴가 여행은 대학생, 그리고 청춘이 꼭 한번 해봐야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여행 가야지.”라는 말 앞에 ‘대학생이니까.’라는 수식어자 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대학생과 여행의 관계는 꽤나 가까워져있었다.

여기에는 미디어의 영향도 꽤나 크다. 우리는 요 근래 여행을 주제로 한 예능 버라이어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배틀트립’과 ‘뭉쳐야 뜬다’ 등 연예인들이 직접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그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에게 여행에 대한 생각을 고취시켜준다.

그 중에서 tvN에서 방영하고 있는 ‘꽃보다 청춘’은 대학생, 즉 청춘들에게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춘’이라는 단어아래에서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한 이 프로그램은 마치 “이때 아니면 또 언제해보겠어.”라는 말을 던져주는 듯하다.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대학생에게는 더 확실한 마음을, 여행을 생각지도 않았던 대학생에게는 여행의 재미를 보여주는 것이다.

평일 내내 일과 야근에 시달리며 주말에 겨우 휴식을 취하는 직장인들보다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가는 것. 친구들과 추억을 쌓기 위해, 나 스스로의 경험을 만들기 위해 가는 것이 바로 대학생과 여행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이렇게 대학생은 비교적으로 어딘가로 떠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자취를 하기위해, 여행을 떠나기 위해,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 주어지는 경제적 부담이 적지만은 않다. 6개월 동안 알바를 해서 한달 여행을 다녀오거나 열심히 돈을 벌어 자취방 월세를 낸다. 생각보다 호화스럽거나 풍족하지 않다. 하지만 어른들 입에서 나오는 “지금 아니면 언제 또 가볼래.”라는 말은 그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이렇게 우리는 떠난다.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이 청춘을 더 넓은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떠난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뻔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더 다양한 것을 즐기기 위해 떠난다. 스무 살이 되고 얻은 자유와 앞을 바라보는 호기심 많은 눈. 그것이 바로 우리가 떠날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물이며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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