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캠퍼스를 둘러보면 새로운 건물이 하나 둘씩 완공되고, 공사현장도 항상 한 두 곳에서 진행 중에 있다. 올해 2월에는 8층 규모의 글로벌 평생학습관이 준공되었으며, 캠퍼스 북문 입구에는 체육교육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고, 대학 본관의 경우, 리모델링 증축공사가 얼마 전에 시작되었다. 이러한 측면만 놓고 보면, 우리대학 캠퍼스는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발전해가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하지만 캠퍼스 환경을 건축물의 숫자와 규모가 아닌 실제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외부공간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오히려 상황은 예전보다 더 못한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캠퍼스 내 보행자 환경이다. 이러한 문제는 이미 대학신문 10월 16일자 사설 ‘또다시 우리대학의 교통 대책을 묻는다’에서 지적이 되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아마 우리대학이 처음부터 현재의 종합대학교 규모로 지금 부지에 계획되었다면 지금처럼 동서남북으로 캠퍼스를 가로지르도록 문과 도로를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캠퍼스 계획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을 ‘캠퍼스 코어’라 하여 일반적으로 대학본부, 도서관, 학생회관 건물로 구성한다. 그리고 이러한 곳은 학생들과 교직원의 보행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차량은 통과하지 못하게 하면서, 보행자 전용광장과 보행자로로 계획을 한다. 아쉽게도 우리대학은 소규모 대학에서 점차적으로 종합대학으로 발전을 해온 까닭에 처음부터 이러한 보행자전용광장을 확보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일반 대학건물에서 학생들이 도서관과 학생회관까지 접근하려면 몇 번의 도로를 횡단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몇 년전에 북문까지 개통되면서 그야말로 학교의 가장 중심이 되는 캠퍼스코어 공간은 통과차량으로 포위를 당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사회가 선진화되어갈수록 도시에서의 보행환경의 중요성은 더욱 더 강조되고 있다. 뉴욕의 하이라인파크(High Line Park)는 시내중심을 관통하던 낡은 철로를 시민들을 위한 산책로로 만들어 뉴욕의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시킨 프로젝트이다. 지난 5월 개장한 ‘서울로 7017’은 서울역주변의 고가도로를 차량이 아닌 시민들의 보행자공간으로 변화시켜 도심의 휴식 및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계획이다. 이렇듯 지금의 시대는 차량보다도 점점 더 보행자의 안전과 휴식을 위한 환경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대학 환경은 이와는 반대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와 함께 캠퍼스 환경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 우리대학 주변의 환경이 급속하게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KTX 창원중앙역이 학교 인근에 위치한 것은 대학으로서는 매우 큰 강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KTX역 주변에 역세권개발이라 하여 대형병원이 들어서고, 오피스텔, 상가시설이 우후죽순으로 건립되는 상황이 우리대학의 교육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는 심층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주 캠퍼스 동문 앞 도로에 로터리가 신설되었다. 새로운 도로가 신설되어 시내에서 창원중앙역으로의 차량 접근성은 개선되었지만, 동문으로 차량이 접근하기 위해서는 몇 번 우회하도록 되었고, 동문에서 시내로 접근할 때에도 이제는 돌아서 가야하는 교통체계로 바뀌었다. 그나마 창원시내를 향해 직선으로 뻗어 있던 우리대학 동문의 위상이 갑자기 격하된 느낌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많은 수의 오피스텔과 상가가 학교주변에 나란히 들어서면서 학교캠퍼스의 교육환경을 자칫하면 저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주변의 환경변화에 우리는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지금이라도 이에 대해 문제점을 예측하여 미리 준비하고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캠퍼스 환경에 대한 비전과 중장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