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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아모르파티에 관하여
  • 문호재/사회대·신방 14
  • 승인 2017.11.27 08:00
  • 호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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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 내 좌우명이나 삶의 지표 같은 것을 물어보면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이 단어는 노래 제목으로도 쓰이는 등 생소하지 않지만 그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서 많은 것이 정해져 있는 채로 세상에 내던져진다. 성별, 부모, 부모의 재력, 얼굴. 대부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없다. 또한, 자신이 살아가면서 결정해온 대학, 직업, 한 자리씩 밀린 로또까지.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 ‘우리집은 왜 가난하지? 나는 왜 이렇게 생겼지?’라고 고민해봤자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도 없고 자존감만 떨어진다. 여기서 ‘자존’이라는 말은 ‘아모르 파티’와 매우 밀접한 뜻을 가진다. ‘아모르 파티’의 뜻을 직역하면 스페인어 ‘Amor’ 사랑 이란 뜻과 ‘Fati’ 운명이라는 뜻으로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이다. 주어진 조건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해답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자존감 없이 비판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더 나아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바로 ‘자존’이라고 생각한다.

이 말을 처음 접한 것은 군대에서 평소 관심이 많던 광고회사 TBWA의 박웅현 Creative Director의 책인 「여덟단어」 속이다. 이 책은 군대에서 나의 청춘을 바치는 대가로 받은 선물이었다. 이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것은 ‘아모르 파티’. 이 단어 하나였다. 이 단어를 안고 나는 복학했다. 동기 여자 친구들은 취업 생각에 나랑 먼 세계 사람들 같았고 항상 힘들어하고 사망년, 죽을 사(死)학년 이라 일컬으며 학점, 토익, 취업난에 휘둘려 다녔다. 마치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지 않았다.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가 아닌 살기위해 자신의 운명에 끌려 다니는 것 같았다. 물론 나도 3,4학년이 되면 똑같이 취업에 허덕이며 원서를 넣고 다닐지 모른다. 하지만 친구들 그리고 여타 모든 대학생이 자신의 운명을 두려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2학년이 알지도 못하면서 말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덟단어」 속 인생에 대한 부분에서 이런 말이 있다. ‘인생은 급한 물에 떠내려가 닿은 곳에 싹틔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땅버들 씨앗은 아무리 급한 물을 만나도 결국 떠내려가 우연히 닿은 곳에서 싹을 틔운다. 우리의 인생도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싹 틔우기 마련이다. 그것의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싹틔울 우리 운명을, 인생을 조금 더 사랑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호재/사회대·신방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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