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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동화 속 숫자 '3'의 비밀
  • 황태영 기자
  • 승인 2017.10.30 08:00
  • 호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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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위키백과

동화. 어린이를 위한 동심을 기초로 해서 지은 이야기다. 우리는 자라면서 수많은 동화를 읽어왔다. 동물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공주님, 왕자님이 나오는 이야기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읽었던 동화를 읽고, 또 읽으며 커왔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옛날 동화에는 유독 숫자 ‘3’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은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고, 중요한 물건은 꼭 세 개가 한 세트로 이뤄져 있다. 심지어 이야기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의 형제 관계는 세 명으로 구성돼 있다.

숫자 3이라는 숫자는 알고 보면 동화뿐 아니라 인간에게 참 다양한 상징성과 친밀성을 가지고 있다. 게르만 신화의 최초의 신들은 삼 형제이며, 성서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를 말한다. 예수는 세 가지의 유혹을 받았으며,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신들의 제왕이 되고 나서 천하를 삼등분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천제 환인의 서자 환웅은 천부인 세 개와 3,000명을 이끌고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 밑으로 내려왔으며, 삼월 삼짇날을 길일로 친다. 이에 민속학자들은 그 이유를 숫자 3이 동서양을 막론한 절대 수로 완벽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한번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를 가만히 떠올려보자.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 벨은 셋째 딸이며, <장화 신은 고양이>의 주인공은 셋째 아들이다. 우리나라 민담 중 <여우누이>는 셋째 아들이 활약하며, <구렁이 선비>에서도 셋째 딸이 구렁이와 결혼한다. 자연히 동화를 읽는 우리는 주인공인 셋째에 감정을 이입하여 보게 된다. 그런데 서양 동화 속 셋째에는 조금 다른 의미도 깃들여 있다.

장자 상속제가 정착된 중세 유럽에서 재산은 오로지 장남만이 상속받았다. 자연히 다른 아들들은 집을 떠나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야만 했다. 왕족, 귀족이 아닌 일반 농민의 경우는 더 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 없는 셋째가 모험을 떠나거나 재산 많은 집의 자식과 결혼하는 것은 그야말로 꿈같은 인생역전 이야기였다. 이렇듯 셋째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카타르시스로 셋째가 주인공으로서 활약하는 내용의 동화가 성행했다.

이처럼 어릴 적 우리가 무심코 읽었던 옛날 동화는 알고 보면 실제 역사와 시대 의식이 투영돼 있다. 즉, 역사는 우리 삶 곳곳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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