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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의 고기국수 이야기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7.10.30 08:00
  • 호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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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뜨끈한 올레어멍국수의 고기국수 사진이다.

무더웠던 작년 6월, 종강 직후 기자는 대학 동기 2명과 3박 4일 동안 제주도에 놀러 갔다. 당시 기자는 면허가 없었고, 친구들은 면허가 있었으나 일명 ‘장롱면허’여서 운전대를 잡는 동시에 저세상에 가는 지름길이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뚜벅이’로 제주도를 여행하기로 했다. 여행하기에 앞서, 정신없던 시험 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계획을 세웠다. 가수 지드래곤 카페, 해녀가 운영하는 음식집, 카멜리아힐, 제주 고기국수까지. 알차게도 세웠다. 본격적인 제주도 일정을 시작하는데, 제주도는 버스 수가 관광객보다 턱없이 부족했다. 또, 버스 배차 간격이 심하게 길어 20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당연히 계획했던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했고, 심지어 식사도 하루에 두 끼 밖에 먹지 못했다.

여행 3일 차에 아침 겸 점심으로 먹기로 계획했던 제주 고기국수 가게가 있었다. 기다림이 아주심한 곳이라,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그 더운 날씨에 곱게 화장을 하고 버스를 기다리고, 다시 걷고를 반복해 그곳을 찾아갔다. 아침부터 길게 늘어진 줄을 보고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경악을 했다. 대부분은 차를 가지고 온 손님이었다. 그래도 제주도까지 왔는데, 고기국수 한 번 먹어보자는 생각에 땡볕에 서서 무작정 기다렸다. 다른 사람은 에어컨이 틀어져있는 시원한 차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정말 서러웠다. 기자는 결국 더위에 지쳐 고기국수를 먹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여행이 끝난 뒤 친구들과 손을 붙잡고 ‘창원에서라도 먹자’고 고기국수를 먹으러 가려 했지만, 생각보다 잘 보이지 않았다. 이 일이 있어서 일까. 기자에게 고기국수란, 서러운 음식이 돼 버렸다. 그러다 2학기 개강을 맞이한 뒤 ‘올레어멍국수’가 생겼다. 우영프라자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앞에 있는 GS25 편의점 왼쪽에 위치해 있다. 기자는 여행을 같이 갔던 친구 한 명과 함께 바로 가게에 찾아가 국수 한 그릇을 먹었다. 제주도에서 먹어보지 못해 맛을 비교해 볼 수는 없었지만,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국수 맛은 최고였다.

6,000원짜리 국수 한 그릇을 앞에 놓고 기자와 친구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도란도란 수다를 떨었다. 지나간 제주여행을 돌이켜 보기도 하고, 또 살며시 다음 여행을 계획해보기도 했다. 별거 아닌 국수 한 그릇이지만, 그렇게 고기국수는 기자와 친구의 소중한 추억이 한 그릇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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