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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린의 구구절절] 개인의 취향
  • 신혜린 편집국장
  • 승인 2017.10.30 08:00
  • 호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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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들이 쏟아진다. 비단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나이가 돼서 그런 것이 아니다. 기자의 경우에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그랬다. 자기소개서라는 이름의 종이에는 기자가 살아온 십몇 년이 세부화돼 적혀 내려갔다. 나름 소중했던 기억 역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가차 없이 지워진다. 적을 수 있는 말은 한정돼있고 중요한 것만 집어내야 한다. 며칠 전 봤던 어느 뉴스에서는 6~7개의 학원에 다니며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준비하는 초등학생들이 나오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아마 기자보다도 더 빨리 자기소개서와 면접이라는 이름 하에 자신의 삶을 정리해나갈지도 모른다.

자기 개발이라는 이 매력적인 단어는 이제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다. 십 여분의 면접과 두어 장의 종이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빠르게 그리고 더 많이!’는 우리에게 사랑받는다. 자신의 경쟁자보다 두꺼운 종이를 만들어야 하고 보다 기억에 남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런데 겨우 스물 남짓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까? 사실 지금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는 그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돼있다. 학교 혹은 직장, 때로는 대외활동 등. 요구하는 기준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제 나름의 기준이 분명하다. 그렇게 기준을 보고 있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선호와 취향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는 순간들이 온다.

사람들은 분명 각자의 선호와 취향을 가진다고 했는데, 왜 언제부터인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묻는 말에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을까? 그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다고들 하지만 기자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선호에 대해 잊고 지낸 시간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기자가 어릴 적 항상 품에 안고다녔던 초록색 뚜비 인형이 생각난다. 옛날에는 기자의 선호는 뚜렷한 편에 속했다. 뭐가 그렇게 마음에 쏙 들었던지. 뚜비인형은 다 헤져 몇 번을 기운 다음에야 기자와 헤어질 수 있었다.

언제부터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을 피하기 급급했던 걸까. 피하기 바빴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지금 이순간도 싫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있을 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색깔 하나도 바로 말하지 못했던 그 순간, 기자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누구나 제 각각의 취향을 가진다. 호불호가 강하면 살아가는데 피곤하다고들 하던데, 그렇다고 제가 좋아하는 것 하나 없이 살아가는 것은 너무 각박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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