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문화탐방
[문화탐방] 태도와 관계 <마이 페어 레이디>
  • 이차리 기자
  • 승인 2017.10.16 08:00
  • 호수 621
  • 댓글 0

영원한 미의 상징이자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한 세기의 연인 오드리 헵번. 사진으로만 봐왔던 멈춰있는 그녀의 젊은 시절 모습을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를 통해 생동감 있게 만날 수 있었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구사하는 말투가 달라진다. 그리고 때론 그런 모습으로 사람의 계층을 나누기도 한다. 만약 교육을 통해 상류층의 말투를 구사하게 되면, 그 사람은 과연 사회에서 상류층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영화는 하층 계급 빈민가 출신이자 꽃을 파는 소녀 일라이자 둘리틀을 우아하고 세련된 귀부인으로 만드는 두 남자의 내기를 그려냈다. 영화를 단지 음성학 교육을 받으며 달라지는 일라이자의 모습에서 보면 그렇다. 하지만 일라이자가 내기를 하는 두 남자 히긴스 교수와 피커링 대령을 대하는 태도로 보면 영화가 색달라진다.

두 번째 만남에서 일라이자에게 ‘앉아’라며 명령하는 히긴스와 겁먹은 소녀에게 ‘앉아요’ 하며 소파를 권하는 피커링 대령은 상반된 대답을 듣는다.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주인공을 꽃 파는 소녀와 숙녀 사이를 오가게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태도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영화를 보며, 군 시절 만난 두 명의 맞선임이 생각났다. 어쩜 저렇게나 같을까 하며 히긴스 교수와 피커링 대령처럼 나를 대한 두 선임. 상명하복의 구조를 가진 군 체계지만, 나 역시 그들의 태도에 따라 반응했다. 히긴스 교수 같은 선임 덕분에 군 생활이 그렇게 기분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를 통해 비록 아랫사람이더라도 말을 함부로 한다거나, 깔보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됨을 몸소 배웠다. 의도를 떠나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그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긍정 또는 부정의 효과가 나타난다.

일라이자는 후에 어려웠지만, 예의를 배운 비결이 “피커링 대령이 아니었으면 예의가 뭔지 몰랐을 거예요. 그분은 절 꽃 파는 소녀 이상으로 대해 주셨어요”라고 한다. 히긴스 교수의 교육으로 일라이자는 상류층의 언어를 배웠지만, 세련된 귀부인이 완성되기에는 피커링의 품격 있는 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관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부끄러워서, 아니면 표현할 줄 몰라서 “여자는 왜 남자 같지 않지?”라며 소리치는 히긴스 교수처럼 떠나려는 여인을 보고 후회한 적은 없는가? 기억하자. 지금 나의 태도가 누군가를 빈민가의 꽃 파는 소녀 혹은 우아한 귀부인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차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