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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북한, 긴장하는 세계
  • 서영진 기자
  • 승인 2017.09.25 08:00
  • 호수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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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도심에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소리다. 대한민국이 ‘휴전국’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사이렌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쐈대!’라는 소식마저 ‘전쟁이 정말 나겠어?’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전쟁을 걱정하는 외신과는 달리 ‘북한이 핵 실험을 성공할 만큼 기술이 없을 걸?’이라 생각하며 남의 나라 이야기라 생각하는 우리들은 남북관계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창원대신문 5면

동북아의 폭주기관차, 북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난 3일(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부근에서 진도 5.6, 깊이 10km의 지진 발생에 대해 발표했다가 이어 진도 6.3 깊이 0m로 ‘지진’이 아닌 ‘폭발’이라 정정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는 폭발력에 따라 TNT 100kt(100,000톤의 TNT폭약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위력)미만의 전술 핵무기와 100kt 이상인 전략 핵무기로 나뉘는데, 이번의 경우 TNT 290kt로 전략 핵실험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전략핵은 단 한발로도 대도시 전체가 지도에서 사라지거나 그 만큼의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공식발표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수소폭탄 실험에 완전 성공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대북정책은 긴 호흡으로 봐야한다. 다만, 북한이 계속 도발을 할 경우 아무래도 대화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도발 강도에 따라 최대한 우리의 압박과 제재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 밝혔다. 

문제는 북한이 폭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지난 11일(월) 북한으로의 유류공급을 30%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했다. 북한 정권의 생명줄로 여겨지는 ‘유류’가 제재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굴하지 않고 사흘 뒤인 지난 15일(금)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하는 등 계속해서 도발을 해오고 있다.

핵 실험 자금의 출처는 어디?

우리의 기억 속 북한은 가뭄에 시달리고, 굶주리고, 가난한 이미지다. 더 이상 핵을 확산시키지 말자던 ‘핵 확산 금지 조약’을 무시하는 것은 차치하고 도대체 어디서 핵 개발비용이 나오는 것일까. 홍콩언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크게 무기 밀수출, 위조지폐 제작, 사이버범죄 그리고 인력 송출의 4가지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유엔 보고서는 북한이 암호화 군사통신장비, 위성유도 미사일, 대공 방어 시스템 등을 밀수출해 매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북한 선박이 철광석 거래로 위장해 로켓 추진식 수류탄 3만개와 그 부속품을 운반하다 이집트에서 적발된 바 있다.  

위조지폐 제작과 해킹 등의 사이버 범죄도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간 미국은 북한이 달러를 위조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교관이 해외 공관을 통해 이를 유통 및 유럽 각국의 조직망을 통해 거래한다고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3월, 북한 공작원들이 중국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말레이시아 계좌에 침투해 8,100만 달러(약 900억 원)을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자금줄 중 하나는 바로 인력 송출이다. 미국은 북한이 약 10만 명의 노동자를 해외로 보내 매년 5억 달러(약 5,600억 원)의 외화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본다. 2015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건설업, 탄광, 벌목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종사하며 이들의 임금은 모두 북한 정부로 송금된다. 

이렇게 불법적인 경로와 국민들의 고혈로 모아진 돈이 북한의 핵 실험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그들이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북한의 국민들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칼을 뽑아들 것인가?

당초 미국은 원유 전면 금수, 김정은 등 핵심인물의 해외재산 동결, 북한 노동자 해외송출 전면 금지,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강제 검색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대부분 빠져 석유 공급 중단 역시 30%정도만 차단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6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이 나온 지 사흘 만에 북한이 또다시 도발에 나서면서 대북제재 결의안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북제재로 북한이 타격을 입겠지만 핵·미사일 개발 질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북-중, 북-러 국경지대의 밀무역을 막는 일이 더 급하다는 의견들도 있다. 

우방국인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북제재에 나서서 북한의 핵실험을 막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미국은 칼을 자루에서 제대로 뽑지 않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급유되는 순간부터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끝까지 그대로 둔 트럼프 행정부다. 결국 강대국 간의 힘겨루기에서 슬며시 발을 뺀 셈이다.

결국 전쟁이 발생한다면 가장 피해를 입는 곳은 한반도다. 트럼프는 과연 대한민국을 위해 칼을 뽑아 들 것인가. 

전쟁이 정말 일어날까?

한반도의 핵전쟁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면 낮다는 답이 많다. 하지만 문장을 조금 바꿔, 지구상에서 가장 전쟁이 날 가능성이 높은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한반도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

연일 이어지는 뉴스 속보와 국제정세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들의 일상에서 전쟁의 두려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속보는 오로지 그 순간만 화제가 될 뿐 곧 ‘에이, 또 저러네’, ‘이번엔 언제까지 저럴까?’라는 무관심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5차 핵실험까지와 달리 눈에 띄는 진전을 보여서일까. 이번에는 반응이 조금 다르다. ‘정말 전쟁나는 거 아니냐’라며 세간에 피난 수단에 대한 이야기도 간간히 떠돌고 있다. 

남북 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여전히 살아있다. 전쟁에 직접 참전한 이들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전쟁이 얼마나 잔혹한 참극인지를 경험한 이들은 여전히 그 두려움과 공포를 기억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2차 한국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 밝혔다. 또, “현재 우리는 북한과 대화채널이 없는 상태다. 군사적으로 하급 지휘선에서 오해가 발생할 경우 긴장상황이 갑자기 고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평화 달성’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북한의 핵 실험에도 한반도의 전쟁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려면 어느 나라든 선제공격을 해야 하는데 한국과 북한,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그 누구도 쉽게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핵실험과 도발 등 폭주하는 북한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헌법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반만년 역사를 함께 한 한민족의 앞날이 화합과 평화의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쟁 없는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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