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문화탐방
[문화탐방] 나는 누구로 기억될 것인가 영화
  • 서영진 기자
  • 승인 2017.09.25 08:00
  • 호수 620
  • 댓글 0

기자는 종종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는데 순서 있어도 가는데 순서 없다’고 나의 내일이 100% 보장된다고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삶이라는 것이 내가 원해서 시작하고, 원해서 끝내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바쁜 하루를 보내다 잠깐의 여유가 생길 때면 문득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유명인이라면 특종 기사가 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고, 자신의 삶의 궤적이 사람들에게 재조명 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그들의 주변인들의 기억 속에 하나의 조각으로 남게 된다.

영화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원제 The last word)>의 주인공 해리엇은 모든 것을 다 가진 80대 여성 노인이다. 단 하나, 인간관계를 제외하고. 무엇이든 자신이 바라는 대로 돼야 직성이 풀리는 해리엇의 성격은 그녀의 직장동료와 가족까지 모두 떠나게 했다. 어느 저녁, 우연히 누군가의 부고기사를 읽게 된 그녀는 자신의 삶의 마지막이 어떻게 표현될지 고민하게 되고 자신이 후원하는 신문사에 찾아가 부고기사 담당 기자인 앤을 만나게 된다.

앤이 주변인에게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부고기사를 통해 자신의 평판을 확인한 해리엇은 ‘인생 재구성’을 위해 행동을 개시하게 된다. ‘인생 재구성’을 위해 그녀가 하는 행동들은 어쩌면 그동안 좋아했지만 놓치고 살았던 것들을 다시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지난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은 죽음을 향한 존재’라고 표현했다. 이 영화를 보며 잠시 잊고 있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고, ‘나’의 삶은 과연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 고민해봤다. 물론 여전히 나의 죽음은 아주 멀리 있기를 바라지만 그 끝을 향해 ‘어떻게’달려가야 할까. 영화 속 해리엇은 자신의 부고기사를 작성할 앤과 자신이 후원하는 소녀인 브렌다에게 늘 “과감히 도전하라”고 말한다. 치열하고 보수적인 사회에서 살아남은 그녀는 ‘할 수 있음’을 경험한 사람이다.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을 보기를 추천한다. 해리엇은 일생의 끝에서야 자신을 돌아봤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으니 말이다. 지금 이순간이 당신이 누구로 기억될지가 결정되는 순간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영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