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대학
우리집이 부자라고?!국가장학금 제도를 파헤치다
  • 문준호 기자
  • 승인 2017.06.12 08:00
  • 호수 618
  • 댓글 0

지난 25일(목)부터 오는 14일(수)까지는 국가장학금 신청 기간이다. 올해는 한국장학재단에서 ‘C학점 경고제’를 2회로 확대하는 등 지난 2015년 소득 산정방식 개선을 통해 그간 지적된 일부 고액 금융자산가의 국가장학금 부당수급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국가장학금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한국장학재단의 국가장학금 시스템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 시스템으로 단장한

국가장학금, 뭐가 바뀌었나?

국가장학금을 지급하는 한국장학재단은 2009년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학재단 법률)’에 근거하여 설립됐다.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목적으로 국가장학금 제도를 2012년도부터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으며 점차 장학금 지원 금액이 확대되고 있다. (작년 한 학기 지원 금액은 1조 3,700억 원, 올해 한 학기 지원 금액은 1조 5,400억 원이다.) 하지만 ‘등록금 부담 완화’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장학금 수혜 대상 선정과정에서 여러 한계를 드러내며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금까지 국가장학금 소득산정 방식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료 자료만을 이용해 소득분위를 산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산출은 가족들의 수입, 부동산, 자동차 등 제한된 소득과 재산만을 반영했고, 금융재산과 부채는 반영하지 않아 실질 적인 저소득층을 찾아내기 어려웠다. 이 산출법을 악용해 건강보험 정보만으로는 알 수 없는 실제 소득, 연금소득 등을 숨기거나 금융재산 등 소유 재산은 많지만 고정 소득이 적다는 이유로 많은 부유층이 장학금을 부당수급하기도 했다.

이동규(경영 16) 씨는 “실제론 가정형편이 좋은 친구가 국가장학금을 받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며 “집안에 빚이 있는 친구가 가정형편이 좋은 친구보다 장학금을 덜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스템은 하루 빨리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점이 계속해서 지적되자 교육부와 장학재단은 소득분위 산출방식을 재정비했다. 지난 2015년 1월 장학재단 법률을 개정했고, 그 해 9월 국무회의에서 의결 됐다. 개정된 내용은 소득분위 산출방식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료 자료>에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자료>에 근거하도록 했다. 이러한 개정을 통해 종전까지의 산정기준에서는 부채를 포함하지 않았지만, 이번 산정기준에서는 금융정보의 부채까지 포함돼 빚이 많은 가구는 국가장학금을 받기가 수월해졌고, 앞서 언급한 부유층들의 장학금 부당수급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바뀐 장학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개정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라 소득분위 산정을 하려면 가족의 금융재산이 반영돼야 한다. 이에 따라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때 대학생 본인뿐 아니라 부모와 배우자의 개인 및 금융정보제공 동의가 있어야 한다.

또한, 올해부터 한국장학재단에서 ‘C학점 경고제’를 기존 1회에서 2회로 확대해 빈곤층 집안의 학생의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했다.

‘C학점 경고제’란 경제적 사정으로 학업이 다소 부진한 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로 소득분위 2분위 이하인 학생을 대상으로 직전학기 성적이 충족되지 못하더라도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까다로운 신청 절차로 학생들 곤혹

소득분위 산정이 변경됨에 따라 신청 절차가 까다롭게 변경돼 학생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먼저 부모와 배우자의 개인 및 금융정보제공 동의를 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신청자 본인이 직접 은행에 방문하여 인터넷 뱅킹을 가입 한 후 발급받을 수 있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절차가 까다로워 컴퓨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들은 발급 받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임승환(통계 17) 씨는 “처음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때 부모님 모두 인증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몰랐을더러, 직장에 다니시는 부모님은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기 위해 은행에 갈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또한 장여훈(경제 13) 씨는 “집이 멀어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부모님께서 컴퓨터 사용에 어려움이 있어 국가장학금 신청을 위해 집에 가야했다. 결국 1차 신청기간을 놓쳐 2차에 신청했는데 등록금을 직접 마련한다고 힘들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신청절차를 간소화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서는 절차가 까다로워 제때에 신청하는 것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바뀐 국가장학금 허점 드러나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작년에 국가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은행에 빚이 는 상황에 A 씨의 어머니께서는 잠시 일을 쉬고 계셨다.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A 씨는 방학 때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을 등록금에 보탰다. A 씨는 올해는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다. 다행히 소득분위가 2분위가 나왔고 A 씨는 국가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반면 B 씨는 올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B 씨는 A 씨처럼 집에 빚이 있고 집안 사정은 A 씨보다 나쁘면 나빴지 더 좋지는 못하다.

B 씨가 A 씨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제2 금융권(제1금융권 은행이 아닌 비은행 부채나 마이너스 통장 등)에서 돈을 빌렸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장학금 수혜 요건에는 제2금융권의 부채는 부채로 취급하지 않는다. 이처럼 빚이 있는 학생들에 장학 혜택을 늘려주기 위해 법이 개정됐지만 아직까지 현실 상황이 잘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2015년부터는 국가장학금 소득분위 책정 결과를 직접 확인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바뀌었는데. 위의 사례같은 ‘복지 사각지대’가 드러나면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던 학생들의 이의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한겨레 신문>을 통해 1차 이의신청은 새로운 소득산정 방식이 진행된 지 한 달 만에 2,500여 건의 이의신청이 접수 됐다고 밝혔다.

이에 허원석(토목환경화공 16) 씨는 “신청결과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이의신청을 해본적 있다. 하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와 여전히 산정방식에 대한 의문을 풀지 못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산정방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등록금 부담 완화 위한

본질적 방안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국가장학금의 지원 금액을 늘리고 저소득층을 위해 제도를 개정하는 등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정 취지에 어긋 나는 사각지대가 드러나거나 저소득층의 실질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의 통계 자료인 <2015년 국가장학금 지급액 및 지급률>에 따르면 국립대의 경우 소득 분위가 5분위일 경우 전체 등록금의 약 40%밖에 지원받지 못한다.

이에 대학교육연구소는 “정부가 지원하는 국가 장학금 지원 금액은 약 3조 6천억 원이지만, 현재 대학들은 학생 수 감소와 더불어 물가인상 등에 따른 예산 부족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장학금을 현 수준으로 지원한다 해도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교육연구소는 “반값 등록금 정책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닌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정부가 직접 등록금 절반을 교부금으로 부담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장학금 제도는 빈곤층 학생들이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시작한 제도다. 그렇기에 명확한 소득 산정 방식을 기준으로 빈곤층 학생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한국장학재단 소득모의계산 참고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준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