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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이야기] 감자없는 감자탕
  • 황승현 수습기자
  • 승인 2017.06.12 08:00
  • 호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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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주말, 기자는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을 식당을 찾던 중 <본가 감자탕>에 들렀다. 감자탕은 가격이 비싸 평소엔 좀처럼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에 기자와 친구는 큰 기대를 품고 식당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뼈 해장국 두 그릇. 주메뉴인 ‘본가 감자탕’은 둘이서 먹기엔 양도 많고 가격도 부담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뼈 해장국을 주문했다.

음식을 기다리며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주문한 뼈 해장국이 나왔다. 사진을 찍고 즐겁게 식사를 시작하려던 찰나 친구가 물었다. “내건 감자가 안 들어 있는데, 넌 있어?” 확인을 해보니 두 그릇 중 기자의 그릇에만 감자가 들어있었다. 아마 해장국에 넣을 뼈의 개수만 고려하고 감자는 생각지 않은 식당 측의 실수이리라 짐작하며 기자는 감자탕을 먹을때면 생각나는, 어릴 적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학교 급식으로 감자탕이 나왔던 날이었다. 배식받은 감자탕에 감자가 없어 친구들에게 “감자탕인데 감자가 안 들어있어, 내건 그냥 고기탕인가?”라는 실없는 이야기를 하자, 같이 먹고 있던 한 친구가 말을 꺼냈다. “그거 알아? 감자탕에 들어가는 고기 부위 이름이 감자래, 그래서 감자탕인 거고. 그러니까 감자가 없어도 감자탕이야”. 기자는 그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고 집에 가서 어머니께 전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응? 돼지고기에 그런 부위는 없는데.. 네 친구가 잘못안거 아니니? 감자탕은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인 게 맞아”라고 말씀하셨다. 상반된 이야기를 듣고 혼란스러워하던 그 당시의 기자는 아이인 친구보다는 어른인 어머니의 말씀을 믿었다.

갓 스무 살이 되어 친구들과 감자탕에 술잔을 기울이던 어느 날, 친구가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기자가 옛날 일을 떠올리며 부인하려던 찰나 다른 친구들이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이야기한 친구를 질타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니 돼지 등뼈에 든 척수를 ‘감자’라고 한단다. 적잖은 충격을 받고 어머니가 사소한 음식 이름의 유래까지 전부 꿰고 계실 수는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기자의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그게 뭐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기자는 지금도 감자탕을 먹을 때면 이 일화를 떠올리며 지금은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어릴 적 친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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