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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마주하다 1대선을 마주한 우리들의 이야기
  • 황태영 기자
  • 승인 2017.05.29 08:00
  • 호수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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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장두민 전문기자

숨 가쁘게 달려온 60일간의 대선 레이스가 지난 9일(화) 막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문재인 대통령(이하 문 대통령)이 10일(수) 대권을 거머쥐었다. 급박하게 이뤄진 선거인만큼 역대 최다 인원이 제19대 대통령선거(이하 대선)에 도전했다. 후보자 간의 네거티브 공방도 치열했다.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유난히도 시국이 불안정했던 지난해 9월부터 대학생을 비롯한 수많은 20대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촛불 대열의 선두에 서서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촛불이 승리했다. 이로써 20대는 더 이상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 정치에서 소외된 세대라는 타이틀을 벗었다. 그런 이들에는 특히 이번 선거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변화한 선거 현장 속으로 가보자.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젊어진 선거운동

이번 대선에서는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서 선거운동도 젊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유세하는 것만이 선거운동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 됐다. 특히 SNS를 통한 홍보가 눈길을 끌었다. 20·30세대에서는 SNS를 통한 소통이 비용절감과 파급효과 면에서 효과적이라 많은 후보가 선거운동에 SNS를 활용했다.

그중에서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이하 심 후보)가 대표적이다. 심 후보는 인스타그램에서 귀엽고 친근한 일상 사진, 재미있는 문구와 합성된 사진 등을 게시하며 젊은 유권자들과 소통했다. ‘심블리(심상정+러블리)’ 등 지지자들이 만들어준 별명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이하 홍 후보)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직설적인 발언을 자주 해 지지자들로부터 ‘홍카콜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이하 안 후보)는 ‘걸어서 국민 속으로 120시간’이라는 뚜벅이 유세 프로젝트를 가동해 모든 유세 과정을 실시간으로 페이스북과 유튜브, 카카오톡 등의 SNS를 통해 생중계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미지보다는 정책에 관한 콘텐츠를 SNS에 주로 게시했다.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라는 이름의 32개 정책제안 시리즈 중 11개의 정책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으며, ‘문재인 1번가’는 새로운 형식의 홍보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대선 관련 SNS 콘텐츠는 청년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년들에게 후보들의 약력, 공약 등을 쉽게 풀어주는 콘텐츠나 투표 독려 SNS 인증 등으로 친근하게 다가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소통, 유머, 그리고 감동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져 성공적인 선거운동이 전개됐다. 

SNS 콘텐츠는 그 특성상 자칫 가볍고 부정확한 정보를 양산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실제 대선후보 행세를 하는 가짜 계정도 만들어지고, 가짜뉴스도 생산되는 등 SNS상에서 적잖은 위험요소가 존재했다.

 

사전투표는
20대가 이끌어

매번 선거철이면 20대 투표율에 대한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지난 10년간의 연령별 투표율을 보면 20~30대의 투표율이 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것에 대해 수년간 여러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실제로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20대의 목소리가 대변되지 못하는 환경이 될 거라는 비판적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이번 대선을 통해서 변화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10일(수) 공개한 <제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성별·연령별 투표자 수>를 보면 19~29살(20대)의 사전 투표자는 264만 9,303명으로, 1,107만 2,310명의 전체 사전투표자 가운데 23.9%를 차지했다. 이번 대선에서 20대 선거인 수는 676만 6,283명인데, 이 중 39.2%가 사전투표를 한 것이다. 4일(목), 5일(금) 실시된 사전투표가 26.0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는 사실상 20대 젊은 층이 이끈 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투표율은 1997년 15대 대선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77.2%로, 많은 국민이 기대했던 80%에는 못 미쳤다. 현재까지 선관위는 지역별 투표율은 공개했으나 연령별 본선 투표율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사전투표에 가장 많이 참여한 연령대는 20대인 것으로 발표됐다. 연령별 투표율을 차치하고 연령별 사전투표율만 보더라도 20대의 정치 인식이 변화하였으며, 이에 따라 기성세대 및 사회가 20대를 바라보는 인식도 변화하였으리라는 건 확실하다.

 

이번 대선은
소신 투표를

제19대 대선 연령별 지지율/사진출처 네이버

 

이번 대선에서 세대 간 온도 차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연령별로 지지 후보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세대 전쟁’ 양상이 뚜렷했다. 20~40대는 진보 성향의 문 대통령이 휩쓸고, 60대 이상은 보수 성향의 홍 후보가 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30·40대에서 각각 56.9%, 52.4%로 지지를 받은 문 대통령은 20대에서는 47.6%로 오히려 지지세가 낮았다는 점이다. 또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이하 유 후보)와 심 후보는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10% 이하의 지지를 받았지만, 20대에서는 각각 13.2%, 12.7%로 눈에 띄게 지지율이 높았다. 특히 유 후보는 20대에서 지지율 2위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불과 4.7%포인트 뒤지는 결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는 다당제와 민주주의 중요성을 인식한 20대를 중심으로 소신투표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대전 충남대 유세에서 “자신의 양심과 소신과 다르게 ‘저 사람이 될 것 같으니까’ 투표하는 것, 그게 사표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후보, 소신과 양심대로 투표하는 것이 진정한 표이고 진정한 민주주의”라면서 소신투표를 강조한 바 있다.

실제 5차례의 TV토론에서 호평을 받으며 지지율 8%대에 진입했던 심 후보는 <EBSㆍ한국리서치>가 4월 29일(토), 30일(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의 10%를 넘어 11.4%를 기록했다. 심 후보와 함께 TV토론 강자로 꼽혔던 유 후보의 지지율도 선거운동 초반 2~3%에서 5.7%를 기록하기도 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유권자들이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절대다수 득표를 얻은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행복을 책임지지 못하는 것을 느꼈다. 지지하는 투표를 끝까지 찍겠다는 행보는 협치 내지는 연정에 대한 요구이자 정치권을 향한 압박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선을 마주한
창대한 한마디

#황수경(사회 15)
이번 대선은 조기 대선인 만큼 국민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일부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는 취업, 스펙 쌓기 등 당장 살아가는 게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기성세대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판을 보고 ‘그들만의 리그’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청년층의 정치 참여

기회가 적은 것도 한몫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후 행보를 보면 자신이 한 말을 지키며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언론에서도 과거와 달리 대통령의 업무 등을 자세히 보도해 국민의 알 권리가 잘 충족되고 있는 것 같다.

 

#정겨운(신문방송 16)
평소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첫 투표인 데다 여기저기에서 투표 독려를 많이 하기도 해서 정치에 대해 여러 정보를 찾아봤다. 주로 페이스북이나 인터넷 뉴스를 통해 대선 관련 기사를 주로 접했다.

솔직히 이번 대선은 출마자가 많은 만큼 자격이 없는 후보도 출마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후보의 공약보다는 당에만 국한돼 투표하는 사람이 많은 점도 아쉬웠다. 선거 결과에는 만족하지만, 일부 유권자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유현(산업조선해양공 17)
나의 의견이 국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기쁘게 투표에 응했다. 두 후보를 두고 고민을 했는데, 결정적으로 내 미래에 더 도움이 될만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에게 표를 행사했다. 입대를 앞두고 있어 군 문제에 관련한 공약에 특히 더 관심을 가졌다.

이번 대선 토론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 토론보다 내용이 구체적이고 알차서 후보를 알아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대선 토론이 투표 결정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다만 전반적인 선거 운동 과정에서 시끄러웠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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