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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의 새로운 바람 스몰웨딩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7.05.29 08:00
  • 호수 617
  • 댓글 0
사진출처/영화 <트와일라잇>

동서양을 막론하고 평생을 함께 살아갈 동반자를 만나는 결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전통 한복을 입고 신부 집 마당에서 행해지는 전통 혼례부터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쓰는 서양식 웨딩까지 결혼식 문화는 시대에 맞춰 변화해 왔다.

자본주의 사회가 도래하며 결혼식의 규모는 부의 상징이 됐다. 작고 간소한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부부는 가난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박혀버렸다.

‘더 화려하게’, ‘더 성대하게’에 집중을 한 나머지 결혼식은 예비부부의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가 아닌, 남에게 자랑하는 보여주기 식으로 변했다. 이러한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의 증가는 결국 남, 여 모두 결혼을 미루는 현상을 만들었다.

 

한국 결혼식의 고질병

 

우리나라 결혼식에는 주로 신랑 신부의 하객보다 부모

님의 하객이 더 많이 온다.

심지어 예비부부의 각 집안에서 경쟁하듯이 하객을 불러 모으는 경향도 있다.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속담은 결혼에도 적용된다. 자녀의 결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부모세대는 ‘결혼식 축의금은 품앗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예비부부는 자의든 타의든 값비싼 예단, 예물을 준비하고 고급스러운 식장에서 명품 예복을 입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결혼식은 알맹이 없는 허례허식이라고 꾸준히 비판받고 있다.

 

이런 인식을 뒤엎어버리는 결혼식이 바로 스몰 웨딩이다. 우리나라에선 톱스타 이효리가 올린 결혼식으로 유명해진 스몰 웨딩은 소수의 하객으로 이루어져 앞에 스몰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원빈, 김나영, 김태희 등 연예인들의 잇따른 스몰 웨딩 열풍은 일반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2017년 대한민국은 너도나도 스몰 웨딩 열풍에 빠져있다.

 

결혼식의 경량화, 스몰 웨딩

 

지난해 3월 결혼정보업체 <듀오웨드>가 전국의 20~40대 기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비부부가 결혼자금으로 쓴 금액이 2억 7,420만 원으로 나왔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부분은 2억에 가까운 비용이 든 주택이었지만, 다음으로 결혼식 비용이 2,081만 원을 차지했다.

개선해야 할 혼례문화로는 ‘과다한 혼수와 호화결혼식(53.1%)’, ‘과도한 하객 초청(16.8%)’, ‘축의금 받기와 식사 대접 관행(15.7%)’ 등을 꼽았다.

조사에서 간소화된 결혼식의 필요성에 대해 87.4%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부담스러운 결혼 비용에 예비부부가 간소화할 수 있는 부분은 예식장 비용이었다. 이러한 젊은 사람들의 인식과 함께 시작된 것이 스몰 웨딩이다.

 

연예인으로부터 비롯된 작은 결혼식 열풍은 확실히 결혼 문화의 모범사례를 만들고 있다.

스몰 웨딩의 유행으로 무거웠던 결혼식이 가벼워지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또한 값비싼 예물, 예단을 간소화할 수 있어 결혼식의 주인공이 예비부부의 집안이 아니라 신랑, 신부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이는 양 집안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초석이 된다.

 

스몰 웨딩의 변질

 

스몰 웨딩의 원래 의미는 ‘식장이 아닌 작은 장소에서 적은 하객으로 조촐하게 치러지는 결혼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쩐지 ‘색다른 방식으로 치러지는 결혼식’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심지어 실제로 ‘작지 않은 장소에서 색다르게 치루는 결혼식’을 스몰 웨딩이라 하는 이들도 있다. 아직 정립된 개념이 아니라 해석이 천차만별이다.

저렴한 비용을 위한 스몰 웨딩이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다. 스몰 웨딩은 사실 서구권 문화에서 시작됐다. 서구권은 대부분 집앞 마당, 성당, 공원 등에서 스몰 웨딩이 진행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아파트나 빌라에 사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공원 등에서는 예식이 불가능하며 천주교도가 적은 우리나라에서 성당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간소하게 결혼식을 하고싶은 예비부부들은 최소한의 예식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결국 스몰 웨딩을 주선하는 야외 예식장 등을 찾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일반 예식과 크게 다를 바 없고, 오히려 훨씬 비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스몰 웨딩을 값싼 웨딩으로 잘못 이해한 몇몇 예비부부로 인해 스몰 웨딩은 일명 궁상 웨딩, 구질구질 웨딩으로 변질되고 있다. 스몰 웨딩은 일반 예식에 비해 저렴할 뿐이지 그 자체로 값싼 웨딩은 절대 아니다. 문제의 시작은 한 SNS에 올라온 스몰 웨딩 후기였다. 한 예비부부는 스몰 웨딩을 준비했다며 음식 체인점 종이가방을 축의 함으로 사용하고 분식으로 식사를 대접했다. 이 예비부부는 사진이 올라옴과 동시에 많은 네티즌 사이에서 비난받았다. 또한 네티즌 사이에서 스몰 웨딩을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스몰웨딩이라하면 아직까지도 부정적인 반응이 다수다.

 

스몰 웨딩은 체면 차리기에서 벗어나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스몰 웨딩이 몇몇의 잘못된 사례로 변질돼 비판받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현실이다. 비용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젊은 세대가 많은 요즘 결혼식이 진정한 의미를 되찾고 결혼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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