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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임을 위한 행진곡, 여유롭게 들을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 이건희 수습기자
  • 승인 2017.05.29 08:00
  • 호수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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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굶는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친 죄로 19년간의 감옥살이를 하고 나온 한 남자의 인생 반전을 얘기하는 극적인 내용이다. 많은 이들에게 삶의 희망과 사랑까지 느끼게 해주며 삶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1985년 초연된 이후 여태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만히 작품 속을 들여다보면 비단 한 사람의 삶에 대한 여러 궤적뿐만 아니라 그 주인공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환경 역시 보여준다.

작품의 배경은 삶의 무게에 짓눌린 민초들이 프랑스 혁명을 통해 자신의 인권에 대하여 눈 뜨기 시작하는 시기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인 판틴이 자신의 삶에 대해 부르는 독백조의 노래도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지만 함께 일어나 투쟁하라는 합창은 더욱 감동적이다. 뮤지컬 속 투쟁 장면의 ‘Then join in the fight. That will give you the right to be free’라는 가사는 시대적 환경이 주인공 인생에 그러한 아픔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래로부터의 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민초들의 이러한 계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가사를 통해 벅차오름을 느낀 기자는 문득 5.18 광주 민주화 과정을 노래로 표현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생각났다. 신군부의 무자비한 무차별 공격에 항거하며 그 서슬 퍼런 군부의 기세 앞에서도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며칠 동안 긴 시간을 국민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면서 압제의 세력에게 대항했던 그 많은 희생의 산물로 나온 <임을 위한 행진곡>. 그 곡을 다시 9년 만에 듣게 되므로 벅찬 감동이 일맥 <레 미제라블>에서 연상이 됐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광주 민주화 운동과 그로 탄생한 <임을 위한 행진곡>. 그리고 30년 후의 2016년과 2017년의 기나긴 촛불 집회를 통한 민중의 항거가 결국 <임을 위한 행진곡>의 완성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레 미제라블>의 투쟁가를 뮤지컬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감동을 할 수 있는 예술이 됐듯이 언젠가 <임을 위한 행진곡>도 행사장에서 주먹 쥐고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예술로서 마음 편히 부를 수 있는 사회가 올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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