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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뭘 잘못했나요?
  • 이차리 기자
  • 승인 2017.05.15 08:00
  • 호수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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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위키피디아

동성애, Homosexuality : [명사] 생물학적 또는 사회적으로 같은 성별을 지닌 사람들 간의 감정적, 성적 끌림, 그러한 사람을 동성애자라 한다.

성적 취향과 달리 성적 지향의 하나인 동성애. 보통 남성 동성애자를 게이, 여성 동성애자를 레즈비언이라 칭한다. 또한, 동성애는 사람뿐만 아닌 1,500종이 넘는 동물 종에게 발견됐으며, 각종 기록으로도 남아있는 현상이다. 인류의 시작부터 존재해 최근에는 정치적 이슈로 언급되며 다시금 우리 사회에 바람을 불러온다. 동성애에 찬반이 있을까.

 

작은 사회에서 큰 사회로의 동성애

지난달 13일(목) 군인권센터에서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인 군인들을 색출해 처벌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폭로했다. 상부의 지시에 따라 육군 중앙수사단은 올해 초부터 기획 수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반인권적 언행과 협박, 회유 등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건은 SNS에 현역 장병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다른 남성과 성관계하는 영상이 올라온 것을 계기로 시작된다. 그렇게 군 당국은 군형법 92조 6항(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의 추행죄 위반을 근거로 하여 군대 내 동성애자들을 색출한 것이다.

이에 육군본부는 “SNS상 현역 군인이 동성 군인과 성관계하는 동영상을 개제한 것을 인지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관련자들을 식별 후 관련 법령에 따라 형사입건 조사 중이다”고 밝히며 색출 사실을 부인한다. 또한 “현역 장병이 동성 군인과의 성관계를 하면 현행 법률 위반으로, 군 기강이란 특수성을 고려해 이를 추행죄로 처벌하고 있다. 앞으로도 군기 유지를 위해 군 기강 문란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 밝혔다.

군형법 92조 6항은 동성 간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조차도 군인이며 동성애자란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있어 ‘동성애 처벌법’이라고도 불리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단순히 이런 이유로 그들을 체포하고 처벌하는 것은 유대인이란 이유로 색출하고 핍박한 나치의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25일(화) 케이블 방송 JTBC에서 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도 관련된 내용이 나왔다.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그럼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 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라며 묻는다.

홍 후보의 ‘군 동성애가 국방전력을 약화시킨다’라는 주장에 문 후보는 동의했다. 정말 동성애가 국방전력에 영향을 미칠까. 동성애를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단체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외하면, 아직 국내에서 동성애가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결과는 없다.

 

동성애가 미치는 영향

우리와 대조적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7년 전 정부 차원에서 관련 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현재 미군은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하지만, 1993년 당시 클린턴 대통령이 제정한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이하 DADT법)’에 의해 17년 동안 13,500명이 강제로 전역했다. DADT는 동성애자라도 그 사실을 드러내지만 않으면 복무할 수 있었으나, 표출되면 강제로 전역하기 때문에 ‘동성애자 군 복무 금지법’으로 불렸다. 결국, 2010년 인권단체의 소송과 미 의회의 폐지 법안 통과, 2011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역사의 뒷길로 사라진다. 2016년 오바마 전 대통령은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에릭 패닝을 육군장관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미 국방성은 법 폐지에 앞서 9개월 동안 관련 영향을 연구했다. 그리고 결과 보고서에서 “동성애자 군 복무 허용은 전쟁 시에도 전력에 낮은 위험을 초래할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현역 군인과 예비군 11만 5천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에서 70%가 법 폐지로 부대에 긍정적이거나,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법안 폐지 1년 후의 인권단체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도 동성애의 부정적 영향은 없다고 보고된다. 그리고 지난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폐지 이후 미군이 더 강력해졌다. 미국인들은 전투원이 가질 위엄과 존경, 그리고 탁월함을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힌다.

동성애에 대한 정서가 한국과 미국은 다르다. 그렇기에 미국의 사례가 한국에서도 적용된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두 후보의 주장은 개인 생각에 의한 주장일 뿐이다.

 

동성애와 함께 다니는 차별금지법

동성애가 국방전력의 약화를 가져온다는 대화 뒤, 홍 부호는 문 후보의 과거 민주당에서 제출한 차별금지법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의 이슈에는 차별금지법이 함께 나온다. 차별금지법은 대한민국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자 제정 시도된 법안이다.

인권위원회법만으로는 실질적인 차별 방지가 어려우므로 17대 국회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차별금지의 항목에 ‘성적 사유’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보수 세력이 반대하고 있어 입법 제정에 계속 길이 막히고 있다. 결국, 국회는 2007년, 2010년, 2012년 총 3차례에 걸쳐 입법을 시도하고, 여러 논란만 계속 가져왔다.

이번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다시금 얼굴을 보인 차별금지법. 여기서 중요한 점은 차별금지법이 동성애 찬성법이 아니란 것이다. 여러 사유 중 하나인 성적 지향, 단지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고용, 재화의 이용과 공급, 교육 등에 차별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다. 애당초 한국에서 동성애는 불법이 아니다.

두 후보의 대화를 들은 심상정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성 정체성은 말 그대로 개인의 정체성이다. 성 소수자의 인권과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다”라고 지적한다.

 

미디어로 표현된 동성애

동성애에 대한 사회 인식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달라지며 존경 또는 비난을 받았다. 고대 그리스의 스승(에라스테스)과 제자(에로메노스)의 소아성애에 따른 관계는 결국 동성애이기도 하다. 물론 이때는 성관계 대상의 동성·이성 여부보단 성관계에서의 나이, 사회적 지위에 따른 적극성 여부를 중요시했다. 이런 ‘그리스식 동성애’는 당시의 예술품, 저작 활동, 신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가니메데스의 일화 역시 그리스·로마시대의 전형적인 동성애 관계에 가까웠으며, 후대에는 일종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호메로스의 작품 ‘일리아드’에 등장하는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도 현재까지 동성애 논란이 지속되는 인물이다.

현재에 와서는 인터넷의 하부 문화 중 BL(보이즈 러브), GL(걸즈 러브)란 장르로 소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소설은 실제 동성애자들의 문화나 환경과는 공통분모가 미비하며, 동성애를 향한 망상과 성적 판타지가 가미된 장르로 본다.

물론 문학적 작품만 있는 건 아니다. 2005년 꽃미남 이준기를 주연으로 한 <왕의 남자>, 그리고 2008년 조인성과 주진모를 주연으로 한 <쌍화점>에서 남성 간의 동성애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지난해 파급을 일으킨 <아가씨>에서는 여성 간의 동성애 장면이 나왔다. 영국의 성장 드라마 <스킨스>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펼치는 섹스, 마약, 동성애, 죽음 등을 보여준다. 비록 문학으로 표현된 동성애이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동성애에 찬반이 필요할까. 심상정 후보의 말에 동의한다. 찬성 또는 반대를 할 수 없다. 성적 취향과 달리 동성애는 성적 지향으로 선택이 아니다. 성적 취향은 간혹 생물학적 성별, 성별 정체성, 나이처럼 개인의 특징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하지만 성적 취향은 항상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정의되기 때문에 이런 관점은 부정확하다. 아직 동성애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은 못했지만, 대표적으로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2차 성징 때 깨닫게 되고, 죽을 때까지 안 바뀐다고 한다. 우리는 이들이 일반적인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랑을 하더라도, 이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며, 그들을 욕하거나 비난할 수가 없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자.

성적지향에 관해 학내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본 기사는 대선결과가 나오기 전에 작성된 기사로, 후보 지칭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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