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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 살어리랏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7.04.17 08:00
  • 호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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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새파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높은 빌딩들, 한 치의 여유도 없이 빼곡히 들어선 회색 조의 콘크리트 건물. 언제부터인가 자연의 색, 초록색과는 서먹서먹한 사이가 됐다.

우리의 삶은 어떨까? 미세먼지 가득한 도시에서 여유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가 없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친환경 주택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콘크리트 벽에 다시 황토를 발라 황토집으로 만드는 등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차갑고 해로운 회색 도시 속의 현대인에게는 친환경적인 쉼터가 필요하다. 이들에게 자연을 가득 담은 우리나라 전통 가옥, 한옥을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집, 우리 한옥

한옥은 양옥의 반대말로 우리나라 고유의 가옥 양식이다.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인 온돌과 마루는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다. 겨울에는 따뜻한 온돌방에서 지내고 여름에는 시원한 마루에서 낮잠을 즐길 수 있어 한옥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 딱 맞는 집이라 할 수 있다.

한옥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와 흙을 사용하여 지었다. 한옥의 지붕은 흙을 구워서 만든 기와나 볏짚을 끼워 맞춤 형태로 만들어 튼튼하고 오래가는 특징이 있다. 가공을 최소화한 자연재료만을 사용해 휜 나무는 휜 그대로, 울퉁불퉁한 돌은 울퉁불퉁한 그대로 사용한다. 강철과 콘크리트로 지어져 튼튼하고 모난 곳 없이 반듯하게 지어진 현대의 건물과 비교했을 때는 다소 솜씨가 떨어진다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인공적인 멋이 아닌 있는 그 자체로의 멋을 추구하는 한옥은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았던 검이불누(儉而不陋)의 멋이 깃들여져 있다.

한옥의 기본 재료인 황토는 콘크리트보다 더 우수한 특성이 있다. 황토로 지은 집의 경우 여름에는 열을 막아 시원하며 겨울에는 우수한 보온효과를 제공하는 등 단열성이 매우 우수하다. 또한 황토는 그 자체로 습기와 열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눈, 비가 올 때는 수분을 흡수하고 반대로 건조할 때는 습기를 내뿜어 집안의 습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한옥은 자연 그 자체로 지어진 집이다. 쉴 틈 없는 도시의 삶에 지쳤다면 자연이 깃든 한옥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번 휴일은 한옥에서

1. 옛 터의 보존, 한옥마을

우리나라에 보존된 한옥마을은 그 수는 적지만, 보존도는 높다. 현대 건물 속의 전통 가옥이 대비되는 모습이 큰 특징이라 외국인을 비롯해 많은 관

 
▲전주 한옥마을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광객이 찾는 장소기도 하다. 이런 한옥 마을 중, 최고라 뽑는 BEST 4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서울 북촌한옥마을과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북촌한옥마을은 조선 시대 당시에는 왕실의 고위관직에 있거나 왕족이 거주하는 주거지였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개화파와 많은 독립운동가의 거주지이기도 한 역사적인 공간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골 한옥마을은 서울에 흩어져있는 전통 가옥을 남산에 이전해 자리를 잡은 마을이다. 한옥마을 조성과 함께 전통공원을 조성해 도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세 번째는 전주 한옥마을이다.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전주 한옥마을은 한옥의 고풍스러움과 예스러움이 잘 보존돼 있어 인기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다. 한옥마을 주변, 한복대여소가 즐비해 있으니 한복을 입고 방문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동 하회마을이 있다. 경북 안동에 있으며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어 외국인들의 방문이 많은 곳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방문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한옥마을의 보존과 유치는 문화적 가치 상승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도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준다. 위에 소개한 4곳 외에도 창원에서 쉽게 갈 수 있는 함양 개평 한옥마을, 거창 황산 전통한옥마을 등이 있으니, 여유로운 주말 방문해보길 권장한다.

2. 현대와 고전의 조화, 한옥카페

많은 사람은 한옥을 우리 실생활에서 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옥으로 만든 가게가 늘어나는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 그중 젊은이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은 바로 한옥 카페이다. 한옥 카페를 방문해 본 적 있는 장욱진(정보통신공 13) 씨는 “평소 커피를 좋아하는 편이라 카페에 자주 방문한다. 특별한 카페를 찾다 한옥 카페를 방문하게 됐다. 현대식 건물이 대부분인 다른 카페와는 차별된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라고 말했다.

마산회원구 내서읍에 위치한 한옥 카페 <고유>의 사장 이재희 씨는 “2012년에 카페를 오픈했다. 오픈 당시 창원지역에서는 아마 우리가 처음일 것이다”며 “평소 한옥을 좋아해 한옥 카페를 운영하게 됐다. 카페에 주거공간을 만들어 직접 거주하면서 운영했는데,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주셔서 주거공간까지 옮겨 카페를 확장했다”고 전했다.

카페 <고유> 뒤로는 산이 있고 빼곡하게 야생화가 들어선 정원에는 고즈넉한 정자가 있다. 정자에 앉아 음료를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가게 안에는 테이블 몇 개가 보이고, 밖의 풍경이 보이는 방에는 좌식 테이블이 있다. 테이블마다 예쁜 도자기와 꽃 한 송이가 놓여 있다. 테이블뿐 아니라, 카페 곳곳에 꽃이 보인다. 건물의 밖과 안 모두 자연으로 장식된 한옥 카페 <고유>. 한옥에 앉아 맛있는 커피 한 잔과 함께 멋진 자연경관을 즐기고 싶다면,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3. 하루의 마무리를 한옥에서

매매가가 일반 집보다 높은 한옥에서 거주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우리에게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저렴한 가격에 하루 동안 한옥을 체험해 볼 좋은 기회다. 한옥의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존 한옥의 불편함을 개선해 ‘한옥 모더니즘’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이유 탓에 국내인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자주 찾는다.

한옥 게스트 하우스를 방문해본 경험이 있는 하세희(신문방송 15) 씨는 “안동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 2만 원에 숙박했다. 저렴한 가격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한옥이 불편할 줄 알았는데 현대식으로 적절하게 개선해 한국식 생활방식을 즐길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음에도 꼭 방문하고 싶다”고 전했다.

요즘은 실제 고택을 하루 동안 빌릴 수 있기도 하다. 조선 시대 양반가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으며, 하루의 시작을 시골 새소리와 함께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옥만의 장점, 수요층 등을 알아보기 위해 박동주 도담건축 건축가와 인터뷰 해봤다. 박동주 건축가는 한옥만의 장점에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흙, 나무, 돌 등을 사용해 지었기에 건강 측면에서 일반 건축보다 우수하다. 현대 건축물에 사용되는 자재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해로운 자재를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실제로 한옥에 들어가면 냄새부터가 다르고 새집 증후군 같은 증상도 없는 편이다. 신혼부부나 아기를 키우는 젊은 부부도 이 때문에 한옥을 많이 찾는다”라 전했다.

박동주 건축가는 “한옥을 제일 많이 찾는 이유는 건강도 있지만, 미적인 요소가 제일 크다. 지붕 곡선의 절제된 아름다움, 나무나 흙의 재질이 주는 안정감 등 현대 건축물에서 볼 수 없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다”며 “한옥이라 하면 나이 드신 분이 많이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30대후반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연령이 한옥을 찾는다. 고객의 계층을 구분하는 것은 연령이 아닌, 한옥에 대해 얼마나 관심있고 배웠는지의 정도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옥은 친환경적이며, 미적으로 아름답기까지 하다. 늘 바쁘게 흘러가는 도시 속에서 다른 시간이 흐르는 장소 한옥. 마음도 몸도 지친 우리에게 딱 맞는 친환경 공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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