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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국, 3인의 탄핵
  • 이차리 기자
  • 승인 2017.04.03 08:01
  • 호수 614
  • 댓글 0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 3월 10일(금)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가 헌법재판소의 8인의 전원 인용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이로써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대통령이 나왔다.

『탄핵(彈劾 : 탄알 탄, 꾸짖을 핵) : 한 명을 정해 그 사람에게 죄를 묻는다.』

탄핵은 일반 사법절차로 소추나 처벌이 어려운 정부의 고급공무원, 신분이 강력하게 보장된 법관 등에 대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헌법 또는 법률이 정한 바에 의해 소추하여 처벌, 파면하는 제도다.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든 탄핵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최근의 사례로는 2016년 8월 31일(수) 브라질의 제36대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의 탄핵 가결, 2017년 1월 베네수엘라 제60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탄핵 기각이 있었다.

브라질, 베네수엘라,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3개국, 3인의 최근 탄핵 사례를 비교해보고 깨끗하고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해 탄핵이 가지는 의의를 생각해보자.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제36대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사진출처/Ouest-France

불가리아 이민자 출신이며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는 1990년대 말 노동자당에 입당하며 ‘룰라 다 시우바’의 측근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 뒤 2003년 자원부 장관, 2005년 정무 장관을 거치며 유능한 관료로 인정받는다. 마침내, 2010년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로 지명되고, 집권 초기에는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지지율이 80%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 개최의 비용 문제, 원자재에 가격의 하락세로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난다. 연이어 전임이던 35대 대통령 룰라가 엮인 국영 석유 기업 비리, 계속된 경제 침체가 호세프를 탄핵의 심판대에 서게 했다.

결국, 호세프는 공공 지출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의 계정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리고 2016년 8월 31일(수) 탄핵소추 가결로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원인은 정부 계정을 조작했다는 회계법 위반 혐의에서 비롯되었지만, 실질적으론 심각한 경제 위기와 룰라의 부패를 감싸려는 시도 때문에 민심을 잃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거리의 정부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제60대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사진출처/허핑턴포스트

90년대의 베네수엘라는 1982년 금융위기 이래 지속적인 경제위기와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으로 많이 어수선했다. 제56-59대 대통령 차베스의 측근으로 정계에 몸 담은 니콜라스 마두로. 2013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베네수엘라의 60대 대통령이 된다.

하지만 당선부터 3년이 지났지만 계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국제적으로는 모라토리엄 직전에 당면하고, 국내는 가뭄으로 피폐해져 갔다.

경제개혁의 실패로 2015년 총선의 결과는 여소야대로 나타났고, 두 번의 탄핵 위기가 그를 찾아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헌법에는 대통령 탄핵소추권 조항이 없다.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 덕분에 마두로 대통령은 아직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원한다면 2019년 마두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 결국 탄핵이 이뤄지지 않을까.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 파면된 대통령 ‘박근혜’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사진출처/한겨레

대한민국 제5-9대 대통령 박정희의 딸이며, 제18대 대통령이 된 박근혜는 1998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정치에 몸담는다. 연이어 제16-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뒤 2013년 대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최악의 국정농단 사태에 관련된 인물이며, 부패 행위와 협박·뇌물수수 혐의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검찰에 입건된 범죄 피의자이기도 하다.

작년 10월 JTBC에서 최순실 태블릿 PC 관련 뉴스를 보도하며 ‘하야’와 ‘탄핵’이 국민의 관심사에 오르기 시작한다. 초기 야권에서는 거국중립내각 구성 이후 2선 후퇴와 같은 온건책을 제안했지만, 11월이 되며 강하게 박근혜의 행보를 비판한다.

청와대는 이에 ‘대통령의 하야는 있을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으며 강하게 나온다. 하지만 각 정당에서 탄핵의 뜻이 모이고 12월 3일(토) 야 3당 및 무소속 국회의원 6인을 포함한 171인에 의해 탄핵안이 발의됐다.

결국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고 81일 뒤 박근혜는 법의 심판을 피하지 못했다. 그렇게 대통령의 자격을 완전히 잃고, 지난 21일(화)부터 일반인이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출석했다.

대한민국헌법 제1조 제2항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나온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 역시 국민이 뽑아준 직책이다. 직책의 의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사람의 결과를 이번 탄핵 인용이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역사적 순간을 함께 했다.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를 향한 한 걸음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한국의 박근혜 두 사람 모두 각국의 최초 여성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다. 그렇기에 인터넷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탄핵당했다’는 주장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야말로 오히려 그들을, 여자 대통령을 공인(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논어> 안연7편을 보면 정치에 관해 묻고 답하는 자공과 공자의 대화가 나온다. 제자 자공의 ‘정치란 무엇인가’는 질문에 공자는 “양식을 넉넉하게 해주고, 군대를 충실히 하며, 백성들이 정치를 믿게 하는 것이다”고 답한다.

그리고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군대, 양식 순으로 포기하되, 백성의 믿음은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즉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존재할 수 없다.

전 세계에 많은 국가가 있고, 국가마다 자국의 상황에 맞춘 정치형태를 띠고 있다. 사례의 탄핵 과정 역시 브라질, 베네수엘라, 대한민국 모두 달랐다. 하지만 모든 탄핵의 바탕에는 국민의 뜻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가원수가 탄핵의 위기에 몰린 것은 국민의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법의 심판으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앞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헌정질서를 짓밟는 지도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자. 어느덧 국민의 한마음 된 믿음을 받는 국가가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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