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문화탐방
[신간 소개] 과학자가 읽어주는 논어
  • 장성진 교수/인문대·국어국문학과
  • 승인 2017.04.03 08:00
  • 호수 614
  • 댓글 0

논어는 잘 알려진대로 공자의 제자들이 기록한 스승의 언행록이다. 공자와 제자 사이의 대화가 위주이며, 당시 지도자들과의 대화, 제자들간의 대화, 제자들과 그 제자들의 대화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내용이 광범위하고도 개방적이다.

공자는 기원전 6세기 중엽에서 5세기 초엽까지 생존한 사상가이다. 그는 탁월한 지식과 학문적 열정을 바탕으로 항구불변의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여 방대한 저술로 남긴 인물이다. 그는 논어의 여러 군데서 스스로를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으로 규정하여 신비화를 경계하면서, 모든 사람을 교화의 대상으로 삼되 그 도가 일관된 것이라고 하여 궁극적 가치를 지향하였다.

논어 독법은 결코 간단하지 않은데, 텍스트와 관련하여 대체로 몇 가지 단계로 나눈다. 첫째, 경전인 속칭 원문은 분량이 방대하지는 않지만, 고대 성읍국가 시대의 사회, 사상, 제도, 풍속 등을 망라하여 동주시대의 문법으로 기록하였으니 이것을 그대로 이해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이 텍스트를 읽는 단계를 “본다”고 한다. 둘째는 12세기 중후반의 대학자 주희가 주석을 붙인 텍스트 속칭 주자집주본이다. 주자는 공자의 저술 전체를 종횡으로 엮어서 체계적으로 풀이하였는데, 분량은 원문의 10배쯤 된다. 이 텍스트를 자세히 보는 것을 “읽는다”고 한다. 셋째로 역대 여러 전문가들의 학설을 모아서 풀이한 집석본인데, 주자의 저술보다 또 10배쯤 된다. 이 텍스트를 읽는 것을 “공부한다”고 한다. 넷째 단계는 다른 경서와 함께 전체를 조망하는 작업인데, 이 단계를 “연구한다”고 한다.

이 책은 “과학자”가 “읽어주는” “논어”이다. 저자는 생물공학을 전공한 과학자이며, 창원대학교 교수와 총장을 역임한 교육자이다. 여기서 과학자라는 말은 특정 영역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객관성 내지 보편성을 중시한다는 태도를 뜻하는 말로 보인다. 읽어준다는 말은 위에서 보인 두 번째 단계의 방식으로 첫 번째 단계의 독자들에게 논어를 안내한다는 뜻이다. 장구마다 〔논어의 힘〕이라는 항목을 설정하고, 원문의 취지를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나 목적이다. 논어는 원문 텍스트를 의미한다. 장마다 원문과 국역을 제시하고 주해를 더하되 주석의 다양함보다는 해석의 선명성을 확보한다는 취지가 엿보인다.

논어는 분야, 대상, 독서법에 열린 개방적 텍스트로서 얼마나 진지하고 충실하게 읽느냐가 관건이다. <과학자가 읽어주는 논어>는 객관성과 교육적 가치를 앞세운 텍스트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 따라서 독자도 그 관점에서 저자와 대화하듯 읽어나가면 좋은 진리 탐구의 여정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