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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갑에 문 두드리는 전기안전법안전과 부담 사이, 전안법에 대해 알아보자
  • 황태영 기자
  • 승인 2017.03.20 08:02
  • 호수 613
  • 댓글 1

성인이 된 우리는 더 이상 엄마가 골라준 옷을 입지 않는다. 일련의 취향이 형성되고, 용돈 혹은 아르바이트비로 주체적인 ‘소비’를 한다. 시중에는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내 줄 의류·잡화가 즐비하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 유행도 시시각각 바뀐다. 유행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어떤 계층보다도 유행에 민감하다. 동시에 그 어떤 계층보다 주머니 사정이 가볍다.

그런 우리가 유행에 따르기 위한 방법은 바로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 특히 가장 대표적인 유행 아이템으로 대변되는 ‘옷’에 대해서는 한 철 입고 버릴지언정 유행에 따르는 쪽을 택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전기안전법이 우리의 지갑에 문을 두드려오기 시작했다.

 

서민 지갑 습격사건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하 전안법).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을 보호하고 소비자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의 안전관리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이다. 그 의미만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이지만,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서민 지갑 습격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법안으로 인해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국가공인인증인 KC 인증의 대상이 기존의 전기용품, 아동용품에서 의류나 신발 등 생활용품 전반으로 확대됐다. 논란의 요지가 바로 ‘KC 인증’이다. KC 인증이란 Korea Certification의 준말으로, 안전ㆍ보건ㆍ환경ㆍ품질 등의 법정강제인증제도를 단일화한 것이다. 법령에 따르면 물품의 일반 판매와 수입 판매 시 모두 KC 인증 마크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인증을 받지 않으면 제조와 판매가 금지되며 500만 원의 과태료도 부과된다.

이 시점에서 ‘KC 인증을 받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왜 논란일까?’하는 의문이 들 수가 있다. 그렇다면 옷을 구매할 때를 한번 회상해보자. 한 가지 품목을 고르면 그에 맞는 사이즈, 또 그에 따른 색상별로 선택 사항이 구비돼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기본적인 인증에 드는 평균 비용이 6~7만 원이라고 한다. 보통 의류 도매업체가 한 달에 20~30개의 신상품을 내놓는다고 했을 때 단순 계산으로 120만~210만 원이 드는 셈이다. 여기서 모델이나 색상별로 각각 검사해야 하므로 추가되는 비용은 훨씬 늘어난다.

늘어난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물론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한 푼이 아쉬운 대학생 신분인 우리에게는 타격이 크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의 주범이었던 ‘옥시’ 제품도 KC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는 걸 미루어보아 그 실효성도 의심스럽다.

 

지금 패션산업은

전안법은 비단 소비자에게만 해로운 법안이 아니다. 피해의 종착역은 소비자일지언정 근본적인 피해는 패션업계들이 받는다. 패션산업 전체를 뒤흔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병오 한국의류산업협회 회장은 “동대문과 남대문을 중심으로 한 영세 소상공인은 물론 패션 디자이너와 기존 업체 등 대부분의 관련 사업자가 해당되는 사안으로 의류패션 제품을 제조ㆍ유통ㆍ판매하는 다양한 구조에 대한 영향 파악이 미흡했다”며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 빠른 제조ㆍ생산ㆍ유통이라는 우리 의류패션 산업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전안법 시행으로 현재 업계의 강점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또 신 유통 구조인 온ㆍ오프라인 및 모바일을 통한 영업 및 매출 경쟁력도 저하될 것”이라며 전안법에 대한 개정을 건의했다.

패션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도 유행에 재빨리 발 맞춰야 할 산업이다.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의류를 가리켜 ‘패스트패션’이라고 하는 용어도 최근 등장했다.

그러나 현재 전안법은 패션산업의 발전에 저해되는 법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패션업계의 입장을 살펴보면 무조건적으로 시행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 안전도 결코 경시할 수 없는 사항이다. 요지는 패션산업의 구조를 무시한 법안을 그대로 시행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유예만이 최선인가요

올해 1월 28일(토) 시행 예정이었던 전안법은 소비자의 거센 반발로 ‘유예’라는 차선책을 택했다. 공청회도 거치지 않은 졸속 법안에 곳곳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온라인에서는 전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들의 반대 서명 운동이 전개되고, 전안법 폐지를 위한 모임인 ‘전폐모’라는 인터넷 카페도 개설됐다. 그 밖에도 1인 시위를 하는 이들이 줄을 잇고, 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 등에 민원 전화가 빗발쳤다.

결국 국회는 이번 달 2일(목) 본회의를 열고 전안법 일부 조항의 적용 시점을 올해 연말까지 유예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유예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소상공인에 대한 인증수수료 국가 보조, 인증 받아야 하는 패션 제품을 소비층에 따라 일정 범위로 한정 등 여러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최근 대선국면을 맞아 법안의 개정이나 폐지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유력 대선주자들을 비롯해 4당이 한 목소리로 개정 및 폐지의 방향으로 당론을 모으고 있다. 향후 4당은 산자위원회 4당 간사와 원내수석부대표 등 4+4회동에서 의견을 모으고 매주 월요일 개최를 확정한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에 정용기 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시행이 1년 유보됐다는 점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유예만이 최선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전안법의 직격탄을 맞게 될 우리는 전안법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진기(기계공 17) 씨는 “이름 정도만 들어본 법안이다. 단순히 옷값이 올라가게 된다는 것만 알고 있다”고 밝혔다.

뒤이은 다른 학생의 답변으로는 “들어본 적이 없다”, “옷에 관련된 법안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등 법안에 대해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처럼 전안법은 시행 직전까지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데다 관련 뉴스도 거의 없어 일명 ‘깜깜이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지수(일어일문 15) 씨는 “국민의 의사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법안은 누굴 위한 법안인지 모르겠다.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안법의 주된 취지인 ‘안전’에 대해서는 “전안법이 원래 아동 의류에 적용된 법안인 걸로 알고 있다. 피부가 예민한 아동에 대해서는 전안법이 필요하지만, 일반 성인 의류에는 적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승연(컴퓨터공 14) 씨는 “주변에서 옷 때문에 두드러기가 났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굳이 성인 의류에도 법안을 적용해서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는 건 비효율적이다”며 인증의 적용 범위 확대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인증의 실효성에 대해서 차예진(의류 17) 씨는 “소비자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는 선에서 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 또한, 실효성 있는 인증 과정이 투명하게 보장된다면 법안에 대해 더 납득이 갈 것 같다”며 인증 과정의 개선을 촉구했다.

류은정 의류학과 교수는 “전안법의 근본 취지는 긍정적이겠지만, 패션산업의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먼저 패션산업의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와 제조, 유통의 리드타임 단축 등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비즈니스에는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기 때문에 산업 분야별 특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고 현실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학내 구성원을 비롯해 국민의 여론은 대부분 전안법 ‘반대’ 측으로 기울어 있다.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 반대에도 전면 반대, 일부 반대 등 의견은 다양하다. 작은 사회인 우리대학 내에서만 해도 이렇게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현재 전안법은 국민의 의견을 조금도 반영하지 않았기에 ‘그 누구도 반기지 않는 법’이라고 맹비난을 받는다. 전안법이라는 이름의 족쇄가 서민 지갑을 위협하지 않도록 조속히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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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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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진 2017-04-03 04:26:45

    법학과 재학중인 재학생입니다.
    창원대 신문을 보면 한쪽으로 기울어진 신문같습니다. 요즘 중앙 신문들도 각자 좌,우 사상을 지니고 있다고해서 대학신문마져 그런식으로 나오니 참 아쉽네요.
    우선 기사도 되게 기사답지 않습니다.
    1. 법이 왜생겼는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습니다.
    법이 생긴이유는 가습기사건때문에 영아들이 사망하는 사건 아시죠? 물티슈 사건 등 안전인증없이 유통되는 물품에 붙습니다.
    2. 시장의 의류들은 인증을 안받는다?
    아닙니다. 요즘 보세옷을 사더라도 품질경영과안정관리 마크가 붙어있습니다. 본인의 옷을 확인해보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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