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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의 가상강좌 제도,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

오늘날 정보통신 기술은 우리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집적체의 하나인 스마트폰이 일으킨 변화만 따져 봐도 정보통신 기술이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는 이 작은 기기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타인과 소통하고, 타 지역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며, 지식과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공간적 제약의 극복은 정보통신 기술이 우리에게 선사한 큰 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이점을 교육에 적용한 대표적 사례가 가상강좌이다. 우리 대학은 이 점에 주목하여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며 매년 가상강좌의 개발을 장려하고 개설을 확대해 왔다.

이번 학기의 경우 56개의 가상강좌가 개설됐고, 7,839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그 중 교내강좌가 39개, 교외강좌가 17개이다. 그리고 전공강좌가 20개, 교직강좌가 1개, 교양강좌가 35개이다. 5년 전과 비교해 보자. 2012학년도 1학기에는 36개가 개설됐고, 3,667명이 수강했다. 교내강좌가 21개, 교외강좌가 15개였다. 전공강좌가 7개, 교직강좌가 1개, 교양강좌가 28개였다. 5년 전에 비해 강좌수는 1.5배, 수강인원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교외강좌가 소폭 증가한 반면, 교내강좌는 2배 가량 증가했다. 그리고 전공강좌는 3배 증가했고, 교양강좌는 7개가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대학 본부가 교수들의 참여율을 2배로 증가시켰고, 교양강좌 수강제한인원을 2배로 늘린 데 따른 결과다. 본부가 가상강좌를 확대하려 하고 교육부가 이를 독려하고 있으므로 이런 추세는 강화되어 갈 것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이런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는지 제대로 검토해 본 적 없이 오로지 양적 성장에만 치중해 왔다. 그러는 사이에 가상강좌들이 학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임으로써 일반강좌의 존립을 위협하고 하고 있다. 이 문제는 교양강좌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수강인원이 200명이 넘는 가상강좌들이 늘면서 폐강되는 교양강좌가 증가하고, 개설된 강좌도 수강인원이 줄고 있다. 이에 대한 조치가 없을 경우 나중에는 대규모 가상강좌들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다양하고 폭넓게 이루어져야 할 교양교육이 획일화될까 우려된다. 또한 현 제도상으로 학생은 4개 학년 동안 가상강좌를 48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다. 이는 졸업학점의 3분의 1이 넘는다. 또 교수 1인당 2과목을 학기마다 개설할 수 있으므로 매 학기 책임시수의 3분의 2를 가상강좌로 채울 수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우리 대학은 사이버대학으로 전환해야 할지도 모른다.

정보통신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서 우리 삶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교육을 배격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현장교육의 중요성이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매체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가상교육이 면 대 면의 교감과 소통에 바탕을 둔 현장교육을 능가하기 어렵다. 그리고 우리 대학 가상교육 운영 지침에 명시되어 있듯이 가상교육은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시간적·공간적 제약 없이 상호 작용”할 목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즉 현장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가상교육이 현장교육을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 당장, 우리 대학의 가상강좌 제도에 대한 전면적 검토와 발본적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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