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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창원대신문
  • 유희진 기자
  • 승인 2016.12.05 08:00
  • 호수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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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달려온 기자생활이 이 칼럼을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풋풋한 새내기였던 내 36기 학보사 동기는 창원대신문을 책임지는 국장에서 물러나게 됐고 나 또한 학보사 내 제일 고학년으로 임기가 끝났다. 기자생활을 했던 지난 3년을 회상하다 보니 내가 기자를 꿈꾸게 된 계기가 문득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야자를 끝내고 집에 온 나는 항상 재방송으로 보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방송은 아이돌 음악방송도, 예능도 아닌 <현장르포 동행>이라는 사회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가난에, 병에, 항상 어렵게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처음엔 단지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그들을 위해서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제일 자신 있는 글을 써 그들을 널리 알려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문기자가 되자고 마음먹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꿈은 나를 신문방송학과로, 또 창원대신문까지 오게 했다. 그렇게 신문이 좋아서, 기자가 되고 싶어서 학보사에 들어오게 됐지만 신문이 싫어지고 기자가 되기 싫어졌다. 열정만 있었지 요령은 없었던 나는 취재원이 강하게 나오면 당황하며 기가 죽었고 그런 내가 싫어 자괴감도 들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쓰고 싶지 않은 주제로 기사를 쓰는 날이면 글이 써지지 않아 밤을 새우기 일쑤였고 그렇게 써도 기사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런 것이 쌓여 신문사를 그만둬야지라고 마음먹었지만, 아직도 실천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신문사 하면 입에 붙는 말이 있다. ‘애증’, 정말 싫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의미와 딱 떨어진다. 얼마 전, 후배 기자가 나를 인터뷰 한 기사를 읽게 됐다. “나는 인터넷 뱅킹 이런 것들 너무 어렵더라. 아날로그가 좋아. 그래서 신문을 좋아해” 내가 한 말 중 후배가 제일 기억에 남는 말이라고 했다. 기억도 안 나는 농담인데 후배는 나의 그 말에서 신문에 대한 애착이 잘 드러났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3년 동안 신문사를 그만둘 기회는 충분히 있었지만 그래도 나가지 않은 이유는 실은 속으로 나에게 이것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을 비판하기 전에 나부터 올바른 사람이 되자’ 기자생활을 하기 전부터 지켜온 다짐이다. 조금 유치하다 할 수 있지만 나름대로 이 좌우명을 지키기 위해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조차, 무단횡단을 하는 행동조차 하지 않았다. 3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솔직히 항상 최선을 다해 열심히 기사를 쓰진 않았다. 학업과 알바를 핑계로 기사를 피하고 미루기도 했다. 그렇지만 3년 중 신문사를 우선순위로, 최선을 다했던 적은 분명 있다. 이 글을 읽는 후배들에게도 ‘항상 최선을 다해’라는 비현실적인 말보다는 ‘자기가 잘할 수 있을 때 하면 열심히 해’라고 말하고 싶다.

기자실에서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 약 1년 반전 이곳에서 동기들과 밤새우면서 서로의 편집을 봐주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외에도 소파에서 쭈그려서 자던 기억, 매주 치열했던 보도 아이템 경쟁, 후배들이랑 회의 끝나고 먹었던 포장마차 어묵, 다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다.

안녕 창원대신문! 안녕 3년간의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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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신문#학보사#대학언론사#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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