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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심의 심지

2학기 마지막 신문이다. 지나온 1년의 세월을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새해에 대해 바람과 계획을 챙길 때이다.

이번 학기 역시 다사다난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어느 드라마보다 충격적으로 드라마틱하였다. 언론에 의해 폭로된 지 불과 몇 주밖에 안되었지만 매주 진행되는 사태의 전개는 역동적이었다. 각계각층에서 시국선언과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불어났고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급기야는 2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 촛불 민심을 밝혔다. 핵심 요구는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 국회는 탄핵하라 였다. 

버티기로 일관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마침내 지난 11월29일  3차 대국민담화에서 입장변화를 보였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 다만 “국회가 정한 일정과 법 절차를 따라”라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물러나겠다는 말을 직접 한 것은 중요한 변화이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왜 물러나겠다는 것인지를 살펴보면 그 진의가 의심스럽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 차례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다 나라를 위해 한 일이었고, 결코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다만 주변 관리를 못한 것은 자신의 불찰로 인정할 뿐이었다. 즉, 자신은 무고함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정한 퇴진 일정과 법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는 말이어서, 퇴진 의사의 진정성이 없고, 단지 탄핵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과연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일정에 합의할 수 있을지, 그러한 합의가 민심에 부응하는 것인지 여러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촛불 민심이다. 어떤 이는 촛불은 촛불이고, 바람 불면 꺼질 뿐이라고도 했지만, 촛불 민심이 왜 불타오르고 있는지, 왜 국민들이 촛불을 밝히는지 본원을 잘못 짚었다. 이번에 불붙은 촛불 민심은 웬만한 비바람이나 추위 또는 정치공학적 꼼수에 꺼질 기세가 아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이 사태는 단지 일부 권력자의 부정부패나 비리문제로 그치지 않고 국정농단, 국기문란의 성격이 점점 더 분명해지면서 가히 온 국민이 이럴 수가 있는지 경악했고 이게 나라냐고 분노했다. 주말마다 전국 도시에 성난 민심과 함께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외침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민심은 아니라고 한다.

특별히 이번 사태의 진면목은 국기=민주적 기본 질서가 무엇이고, 그것이 유린되었을 때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를 국민들이 광장에서 깨우치고 실천하도록 한 점에 있다. 국민들이 더 이상 드라마의 관객으로 머물지 않고,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 권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민심을 따라야 할 것이다. 이제 특검과 국정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온갖 편법과 반칙 등 국정농단의 실상을 철저하게 수사 조사하여 책임자에 대해 엄정하게 처벌함으로써 국가의 기본질서를 튼튼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어떻게 중요한지가 다시한번 명확해졌다. 촛불 민심의 심지는 언론이기 때문이다. 언론이 눈감고 있을 때 국정농단이 자행되고, 언론이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민심이 바르게 알고 깨우쳐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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