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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사거리] 여행의 설렘이 한가득, 던킨 도너츠
  • 구연진 편집국장
  • 승인 2016.12.05 08:00
  • 호수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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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 도너츠의 도넛 ‘랩이라고 불러줘요’

세상에는 수많은 음식이 있다. 하지만 흔한 음식 하나에도 사람마다 다른 추억이 담겨 있을 것이다. 학교 앞의 따끈한 호떡 하나에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카페모카 한 모금의 달콤함에 옛 연인과의 추억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는 음식에 수많은 추억을 담고 살아간다.

내게도 한입 베어 물면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던킨 도너츠’이다. 21살의 한여름, 첫 기차여행의 설렘을 가득 안고 도착한 이른 아침의 창원중앙역에는 던킨 도너츠가 있었다.

평소 부모님이 먹어도 된다고 허락한 음식만 먹고 살았던 내게 눈 앞에 펼쳐진 도넛을 사먹는다는 것은 작은 일탈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내 선택을 방해하지 않는 가운데 도넛 하나하나를 찬찬히 훑어봤다. 상상만 해도 입안이 달달해지는 듯한 글레이즈드부터, ‘대체 저건 어떤 식감일까?’하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츄이스티, 초코, 딸기맛 코팅이 입혀진 도넛들까지. 한참을 고민하다 선택한 도넛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기차 유리창 너머로 스쳐지나가는 초록빛 풍경을 보며 먹었던 도넛은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빵보다 맛있었다고 확신한다.

기차여행은 힘든 일상의 탈출구이자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주는 통로였다. 그때마다 던킨 도너츠는 함께 했다. 학기 중 여행 갈 시간은 없는데 너무나 떠나고 싶을 땐 혼자 창원중앙역에 올라가 철로 옆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도넛을 먹기도 했다. 기차를 타는 대신 도넛을 먹는 그 시간만큼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생각으로 가장 최근에 먹은 도넛은 사진 속의 ‘랩이라고 불러줘요’라는 이름의 도넛이었다. 분홍색에 토끼 얼굴을 한 도넛은 단숨에 눈길을 잡아끌었고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그 맛은 던킨 도너츠의 기본적인 초코 필링 도넛과 그리 다르지 않았지만, 기차여행이라는 추억과 분홍토끼의 귀여운 표정은 우울한 기분을 작게나마 위로해줬다.

우리는 다양한 감각으로 추억을 기록한다. 특히 음식은 수많은 기억을 추억으로 만든다. 곧 눈이 올 것만 같은 추운 겨울, 당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어떤 음식을 찾아 추억의 한 페이지에 기록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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