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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그라들지 않는 분노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내가 술렁이고 있다. 비선실세, 끊이지 않는 의혹들. 그 정황부터 여론까지 함께 알아보자.
  • 신혜린 기자
  • 승인 2016.11.21 08:00
  • 호수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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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이 국정에 개입한 것은 물론 정치와 경제 심지어 문화계까지 연루돼 있었다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대학가는 물론 길거리까지도 국정에 대한 논의로 소란스럽다. 논란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고 여론은 나날이 악화돼 가고 있다. 일명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 불리는 이번 사태,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문이 열리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주된 내용은 ‘청와대 문서 유출 의혹’과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이다. ‘청와대 문서 유출’ 건이란 민간인 최순실 씨가 청와대 문서를 소장, 사용한 태블릿 PC에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이 저장돼 있었다는 것이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문서 전달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은 각 대기업과도 연관돼 가장 큰 논란이 되고있다. 현재 K스포츠 재단은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이후에도 계속해서 딸의 승마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재단 설립 허가 절차가 까다로웠음에도 불구하고 K스포츠 재단은 단 하루 만에 승인을 받았다. 또한, 삼성·현대차·SK·LG·포스코 등 19개 재벌·대기업들은 K스포츠 재단에 도합 288억 원을 기부했다. K스포츠 재단의 주요 인사 등이 부실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많은 액수를 투자했다. 같은 방식으로 미르 재단이 뒤이어 설립됐으며 이 역시 기업들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이 총 486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최순실 씨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 ‘더블루K’를 통해 미르·K스포츠 재단의 자금을 빼돌리고 있다는 정황이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의혹은 K스포츠 재단 이사장이 최순실 씨의 측근이라는 사실과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와 문체부가 두 재단 설립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통해 일명 ‘최순실 게이트’가 전국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자신의 딸 정유라를 이화여자대학교에 특례입학과 각종 학점세탁을 받은 것, 각종 승마대회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은 물론 2018년 평창 올림픽까지 손을 뻗친 것으로 추정된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 사태에 개입했냐는 것이다. 일명 ‘최순실 게이트’라 불리던 사건에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이 붙게 된 연유가 바로 이것이다. ‘청와대 문서 유출’ 건의 경우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대통령이 연설문 초안 등은 여러 사람이 검토하는 게 좋겠다면서 최순실 씨의 의견을 들으라고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 역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최순실씨에게 연설문과 발언자료 등이 사전에 유출된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이것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위반했으며 공무상기밀누설죄의 처벌을 받아야한다.

또한,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소환 조사한 결과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에서 나온 ‘greatpark1819’라는 이메일 계정이 이들과 함께 사용된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문서 보안의 책임자로 국가 기밀이 담긴 문건을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 책임은 현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역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지원하라고 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지원금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대기업 임원들을 잇달아 소환했다.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이 주목받고 있다.

재단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모르쇠로 일관하던 재계는 이제 와 청와대의 압력을 받았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역시 마냥 피해자로 바라볼 수 없다.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과 무리한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한 묵인, 세무조사 무마 등 대기업들이 정치권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특혜를 위해 자발적으로 협력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많은 액수를 기부하고 협력한 기업들은 중요한 현안이 있으며 삼성의 경우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통해 국민연금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결국, 이번 사태는 정경유착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민, 마음의 문을 닫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지난 4일(금) 박근혜 대통령은 제2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두고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 모든 사태는 저의 불찰이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여전히 국민의 비난은 그치지 않고 있다. 잘못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변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여론이다. 심지어 인터넷 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이런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는 발언이 패러디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은 대규모 집회와 시국선언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우리대학의 경우 지난 2일(수) 교수 65명이, 지난 10일(목)에는 1,780명의 학생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 12일(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는 시민들이 약 100만 명이 참여했다. 민중총궐기에는 서울 시민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도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속속히 모여들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도 직접 나와 자신의 소리를 냈으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도 함께했다.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과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지난 1일(화) UC 버클리에서는 한인 유학생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했으며 하버드와 UCLA, 스탠퍼드, MIT 등에서도 잇달았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10여 개국 30여 개 도시에서는 12일(토)에 열리는 민중총궐기에 맞춰 촛불집회를 열었다. 재미교포가 가장 많이 사는 LA에서는 주 LA 한국 총영사관 앞에서 ‘LA 시국회의’ 등 10여 개 단체를 중심으로 교민 500명이 모여 ‘박근혜는 하야하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국 수습, 남은 해법 있나
 

사진 출처/연합뉴스

청와대는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를 지체 없이 임명해 거국중립내각의 취지를 살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과 여론은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 12일(토) 열린 민중총궐기를 시작으로 이같은 의견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퇴진에 대한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을 내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대통령과 여·야 3당의 영수회담을 통해 총리를 합의하고, 최순실 등 관련자를 처벌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14일(월) 의원총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으로 당론을 결정했다. 추미애 당 대표는 양자 영수회담 개최를 제안하고 성사시켰으며 민중총궐기로 여론을 최종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갈등이 이어지는 현상이다. 새누리당 비박계를 대표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지난 14일(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적 신뢰와 국가원수로서의 권위를 상실했으며 국정마비라는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친박계에서는 ‘대통령 탄핵, 탈당, 하야의 소리를 내는 이들이 진정 자격이 있는가’라고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보였다.
 

진상규명을 향한 발걸음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무너졌다. 한국갤럽은 전국 성인 1,003명을 조사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2주째 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지역 역시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였으며 부정평가는 90%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결과가 전 국민의 민심을 보여주는 건 아니겠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생겼다는 것은 분명하다.

탄핵과 하야가 진행될 지 모른다. 혹은 불안정하게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가 유지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그 대가로 인한 책임은 분명 대통령과 이를 묵인한 이들이 져야할 것이고 이를 더 이상 국민의 감정에 호소해서는 안 된다. 지난번과 같은 대국민 담화라는 이름의 변명과 사과문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검찰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태도는 최악의 상황으로 향하는 지름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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