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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이상과 현실 그 사이
  • 김도연 기자
  • 승인 2016.11.07 08:01
  • 호수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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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쭉 내려오면 롯데리아를 기준으로 오른쪽 골목에는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자취 촌’이 있다. 이번 대학 면에서는 우리대학 학우를 대상으로 자취실태조사를 시행했다. 자취를 어떤 이유로 하게 됐는지, 그들의 고충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학교 앞 PC방 골목. 자취방이 밀집된 지역이다.

자취는 로망일 뿐?

누구나 한번 쯤은 자취에 대한 로망을 꿈꾼다. 부모님의 통제에서 벗어나 나만의 생활을 하며 소위 ‘작은 일탈’을 소망한다. 그렇다면 이 로망은 실제로 이뤄지고 있을까? 실제 자취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룸메이트와 함께 자취를 하는 A 씨는 “원래 학생생활관에서 생활했는데 같이 지내던 친구가 학생생활관에서 떨어졌다. 그 친구와 너무 잘 맞았던 터라 다른 사람과 방을 쓰는 것에 거부감이 느껴져 그 친구와 함께 자취를 하기로 했다. 또 나는 야행성이 강한 사람이라 기숙사 통금이라는 제약이 싫었다”며 자취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자취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같이 생활을 하다 보니 부딪히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에는 룸메이트가 청소하지 않아서 혼자 열을 삭히기도 했다. 또 방이 방음이 잘 안 돼 옆집에서 나는 소음이 커서 공부를 할 때 집중할 수 없었다”며 자취 생활의 고충을 말했다. 이어 “어느 날, 골목에서 비명이 3번 이어져 난 적이 있다. 그 비명의 정체는 아직 모르지만, 그때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취생 B 씨는 더욱 험난한 자취생활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언니랑 함께 자취하고 있다. 처음에는 언니와 나 모두 학생생활관에 들어가는 비용이랑 자취하면서 내는 월세가 비슷할 것 같고, 언니가 고학년이라 학생생활관에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는 등 여러 이유로 자취를 시작했다. 자취하며 힘든 점은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기 힘들다는 것과 청소 등 집안일을 분담해 하는 것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아찔했던 순간을 털어놓았다. “한 번은 집에 혼자 있을 때 청소하며 있었다. 그때 현관문을 열고 있었는데 옆집 소리가 나서 경계하고 있었다. 청소를 하며 현관문을 주시하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고개를 완전히 우리 집 안으로 넣어서 쳐다봤다. 나랑 눈이 마주치고 그 사람은 바로 가버렸지만,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냥 쳐다보기만 했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창원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 SNS에서도 가끔 무서운 글들이 올라오고 나도 이런 일을 겪으니 집 안에 있어도 무서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취방 시설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화장실에 대야를 사서 놔뒀다. 그런데 샤워를 할 때 대야에 노란빛 물이 고여서 처음에는 대야가 이상한 줄 알았다. 또 샤워기가 투명해 안이 보였는데 그 안에 검은색 물질이 떠다녔다. ‘안에 들어있는 장식인가?’ 싶었다"며 입을 열었다.

“어느 날 언니가 욕실 청소를 하면서 사워기를 분리하니 그 안에 있던 검은 건더기가 다 나왔다. 그걸 다 버리고 물을 틀었는데 물에서 그것이 계속 나왔다. 살펴보던 언니가 물이 녹슨 물 같다고 해서 주방 싱크대 물과 비교해보고 그제야 이상한 걸 알았다. 무려 한 학기 동안이나 그 물로 샤워했는데…”라며 그는 방 화장실에서 ‘녹물’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집주인에게 말해 기사 아저씨가 오셨는데 관이 다 연결돼있어서 고칠 수 없다고 했다. 기사 아저씨가 두세 번 정도 오셨는데, 그때마다 이걸 고치려면 집을 다 뜯어야 한다며 못 고친다고 하셨다. 결국에는 집을 3일 정도 비우고 고쳐주긴 했지만, 그동안 녹물로 씻었다는 불쾌감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그는 “집을 알아볼 땐 꼭 제대로 알아보고 구하라”며 충고를 남겼다.

자취방, 안전 vs 불안전

우리대학 학우 131명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77명의 학우가 자취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자취하는 이유로는 ▲집이 멀어서 ▲학생생활관에서 떨어져서, 기숙사가 싫어서 ▲혼자 사는 것이 편하기 때문 등의 이유가 주를 이뤘으며 기타 의견으로는 ▲로망 ▲타인과의 생활이 불편하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이어 ‘현재 사는 방이 화재, 홍수 등의 재난 및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십니까?’라는 질문에 54.5%가 ‘안전하다’고 답했으며 45.5%가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안전하지 않다’, ‘안전하다’고 느낀 이유를 살펴보자. ‘안전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2층이기 때문 ▲지금까지 살면서 위협을 받아본 적이 없음 ▲화재나 홍수 같은 재난은 대비할 수 있기 때문 ▲최근 있었던 지진이나 태풍에서 안전했기 때문 ▲CCTV, 경비원, 순찰대 등이 있기 때문 ▲신식 건물이기 때문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면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이유는 ▲건물이 오래됐기 때문 ▲비상장치, 방범 장치의 부재 ▲최근 태풍에서 피해가 있었기 때문 ▲방범창이 약하다 ▲내가 아무리 보안을 잘해도 범죄 노출에서 안심할 수 없다 등의 이유가 있었다.

응답자들은 “소화기 구비가 안 돼 있고 골목길에 갓길주차가 많아서 소방차가 진입하기 힘들다. 그리고 집 근처 골목이 밤에는 어두워 범죄에서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 “2층이지만 밑으로 물이 빠지는 배수구가 막히기 쉬운 구조이기에 이번 태풍 때 신발장이 잠길 정도였다. 2002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보니 시설 낙후도 있고 소화기도 없고 안전 관련은 미흡하다”, “반지하라서 화재 때는 아주 위험할 것 같다. 비가 올 때 물이 안 새서 홍수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범죄에서는 요즘 대체로 위험한 것 같다. 특히 골목길에 방이 있어서 더욱 위험할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집을 떠나 생활하면서, 누구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원한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자신의 방 시설에 대해 약 48%의 학생이 ‘좋다’고 답했다. 이어 ‘보통’이라는 응답도 42.9%에 달해 대부분 양호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취’라는 특성상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번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밝힌 바로 ‘방에 바퀴벌레가 출몰한다’, ‘벽에 곰팡이가 타고 올라온다’, ‘습기가 많고 환기가 잘 안된다’ 등 쾌적하지 못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밝힌 사람이 여럿 있었다. 비단 청결 문제뿐 아니라 방음이 잘 안 되는 시설 탓에 소음에 시달리고 샤워를 하는데 수압이 약해 졸졸 흐르는 물에 샤워를 해야 한다며 불만을 제기한 학생도 적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이 생기는 이유로는 계약할 때 집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점과 잘 살폈더라도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그때 당시에는 문제가 없어도 곰팡이처럼 차후에 나타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이 생길 때 B 씨와의 인터뷰처럼 빠른 시일 내 해결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 해결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자취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이런 어려움과 불편을 겪으면서도 자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들은 자취방 계약문제, 집이 통학하기에 멀어서, 여러 시설로부터 오는 편의성, 불편한 학생생활관 생활, 아르바이트 등의 이유가 있었다. 또한, 자취생활의 좋은 점에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한 것은 ‘자유’였다. 대부분 학생들이 혼자 살고, 자유로운 점이 좋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이 생각한 이상적인 자취방 사진출처/blog.naver.com/pbr4351/220797239569

대학생이 상상하는 이상적인 자취는 성인으로서, 부모에게서 독립해 홀로서기를 하면서 자기 삶의 터전을 가꿔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닥친 현실은 방을 구하는 것부터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가끔 주변 이웃들과의 소통(이라 쓰고 마찰이라 읽는다)하는 것까지, 다양한 어려움과 변수가 생긴다

▲현실적인 자취방 사진출처/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캡쳐

지금까지 자취 생활을 하는 이유와 자취를 하며 생기는 어려움에 대해 살펴보았다. 비록 이상과 현실은 다를지라도 그대들이 꿈꾸는 행복한 자취 생활을 안전하게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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