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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반도,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날 때
  • 김도연 기자
  • 승인 2016.10.24 08:00
  • 호수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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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

우리가 사는 지구 표면은 여러 개의 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7개의 주요 판과(▲유라시아판, 태평양판 ▲북아메리카판 ▲남아메리카판 ▲아프리카판 ▲호주-인도판 ▲남극판) 수십 개의 작은 판(▲필리핀해판 ▲아라비아판 ▲카리브판 등)이 있으며 이 판들은 서로 맞물려 있다. 이 판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는데, 하나의 판 아래로 다른 판이 밀려 들어가면서 에너지가 생기고, 이로 인해 지진이 생기게 된다.

▲지구를 둘러싼 주요 판구조도 출처/USGS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을 지진대라 하며 지진대는 판의 경계와 거의 일치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 바로 이른바 ‘불의 고리’, 환태평양 조산대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곳에서 살짝 비켜져 지금까지 지진에 대한 큰 피해가 거의 없었기에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지진 관측 이후 점점 늘어나는 지진 발생과 더불어 이번 경주 지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내진설계 현황, 안전 여부는 미흡

경주 지진 이후로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과 불안감이 생기며 화두로 떠오른 것이 바로 내진설계다. 내진설계란,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의 내구성을 말하는데 지진이 일어날 때는 상하보단 좌우 진동이 일어나므로 그 진동을 견디게 건물의 가로축을 튼튼하게 만들어 건축물을 강화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처음 내진설계 법이 도입돼 6층 이상, 전체면적 10만㎡ 이상의 건물에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는 기준이 생겼다. 그 뒤 꾸준히 확대 적용돼 2015년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한편 처음 내진설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꾸준히 기준이 강화됐지만, 현재 국내 건축물 내진율을 살펴보면 2015년 12월 기준 총 33%의 건축물만이 내진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은 첫째로 내진설계 법 도입 이전에 지은 건물은 내진설계가 적용이 안 돼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내진설계 법 제정 이후에 지은 건물이라도 내진설계 미적용 대상의 경우 내진설계를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내진설계가 미흡한 우리나라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자부할 순 없는 현실이다.

▲국내 건축물 내진율 출처/새누리당 정종섭 의원
▲내진설계규정 출처/한국시설안전공단

내진보강, 빠른 시일 내 완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건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내진 미적용 건물은 먼저 내진성능 평가를 한 뒤 지진에 견딜 수 있는지 판단한 후 내진보강 여부를 결정한다. 내진성능 평가란 내진설계 미적용 건물이 지진에서 안전한지에 대한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며 이 검사에서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오면 내진보강을 하게 된다. 내진보강은 내진 설계 미적용 건축물을 내진설계된 건물처럼 지진에 잘 견디도록 하는 보강공사이다. 보강공사를 통해 내진설계가 안 된 건물을 내진설계를 한 건물과 동등하게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성능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내진성능 평가를 통과한 건물이나 내진보강 공사를 한 건물은 지진에 대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경우는 현재 내진성능 평가를 받은 건물은 동백관 밖에 없어 다른 건물에 대해선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또한, 경영대의 경우 준공된 지 30년 이상 지나 노후화돼있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건축학과 윤태호 교수는 “우리대학에 건물이 많이 있는데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이 상당수 있다. 만약 우리 지역에 올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지진이 온다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내진 보강이 필요한데 개인 건물 같은 경우는 개인이 비용을 들여서 보강해야 하고, 정부가 관리하는 관공서 건물은 정부의 예산을 써서 내진보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비용문제 때문에 단기간에 할 수 없고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교육부에서는 ‘2036년까지 학교 내진보강 사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히며 내년부터 내진보강 예산을 매년 2,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대학 또한 내년부터 교육부 예산을 지원받아 건물 한 동을 선정해 내진성능 평가를 받을 예정이지만, 내진성능 평가를 한번 시행하는데 약 3~4천만 원의 비용이 들고, 내진보강을 하기 위해선 건물에 따라 3~6억 원의 비용이 든다.

교육부에서 내년부터 내진설계에 대한 예산 편성을 늘린다고 밝혔지만, 이 예산을 학교 건물 모두에 반영하긴 힘들다. 또 대학회계 내에서 예산을 반영한다고 해도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선 학생들에게 부담을 줄 수밖에 없어 결국 빠른 시일 내 건물 보강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래되고 위험한 건물부터 차차 보강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것은 우리대학 뿐 아니라 다른 학교를 포함한 전국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시설과 윤종구 씨는 “내년부터 교육부에서 내진에 대한 예산이 반영된다고 하니 예산을 확보한 뒤 건물을 선정해 내진성능 평가를 할 예정이다”며 “내년에 경영대 리모델링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경영대가 오래된 건물인 만큼 리모델링과 함께 내진보강을 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편, 내년부터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내진설계 의무화 대상을 현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서 2층 이상 건물 또는 500㎡ 이상인 건축물로 확대된다. 현재 우리나라 내진설계는 진도 7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내진 설계법이 도입되기 이전 지어진 건축물은 그에 맞는 안전성이 갖춰져 있다고 자부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현재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노후화된 건물을 안전하게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편 지진은 지역에 따라 지진이 자주, 강하게 오는 곳이 있고 드물게 오는 지역이 있다. 내진설계 또한 지금까지의 통계를 바탕으로 그 지역에 올 수 있는 지진을 예상해 설계한다. 우리나라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발생한 지진 자료를 토대로 앞으로 올 지진을 예상해 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축학과 윤태호 교수는 “가까운 일본은 지진이 자주 오는 지역이기 때문에 내진설계도 그에 맞춰 강하게 돼 있다. 자연을 예측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의 기록을 토대로 우리나라에 올 수 있는 지진을 예상해 건물을 짓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리나라에 큰 지진이 온 기록이 없는데 지진이 많이 오는 나라를 따라 내진설계를 강하게 할 필요는 없다. 또한, 비용 문제 등을 살펴봤을 때 우리나라 사정에 맞춰 건물을 짓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며 우리나라 내진 설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젠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할 때

이번 경주 지진에서 국민의 불안감이 더욱 커진 원인 중 하나는 ‘지진이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진 등 각종 재난에 대한 대피요령, 매뉴얼 등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

지진이 온 가운데 야간자율학습을 병행한 고등학교부터, 제대로 발송되지 않은 지진 재난 문자 등은 아직 우리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안전불감증을 되돌아보게 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우리나라는 안전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지진을 통해 이제는 우리나라 전체가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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