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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사거리] 평범함이 소중해지는 특별한 밥집, 은아네
  • 김유정 수습기자
  • 승인 2016.10.10 02:27
  • 호수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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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고급스럽고 교양있는 레스토랑에서 몇십만 원을 호가하는 스테이크를 썰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은 금전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실현될 수 없는 꿈에 불과한 것이, 나는 비싼 음식을 먹으면 항상 체한다. 입맛 자체가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 위장에서 내 분수에 넘는 음식물이 내려오면 격렬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게다가 입이 짧기까지 해서 뷔페에 가면 거의 기부를 하고 온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음식을 가리는 내가 유일하게 많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바로 ‘밥’이다.

이번에 소개할 냠냠이야기는 바로 ‘은아네’이다. 창원대에서 쭉 내려오다 보면 보이는 밀면집인 가X밀면의 맞은편에 있는 하얗고 작은 집인데, 이름이 상당히 귀여운 느낌을 준다. ‘달빛 녹아내린 행복한 맛집 은아네’.

메뉴는 비빔밥, 뚝배기 제육 비빔밥, 생면 비빔국수, 얼큰한 온면, 얼음 냉소바 이렇게 다섯 가지밖에 팔지 않지만, 그런 점이 참 마음에 든다. 비자발적 편식에 입도 짧은 데다 결정 장애까지 있는 사람한테는 아주 제격인 곳인 것 같다. 밥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비빔밥, 뚝배기 제육 비빔밥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나는 제육 비빔밥을 주문했다.

기자가 주문한 제육비빔밥

얼큰한 국물과 단무지와 함께 나온 제육 비빔밥을 한 입 먹었는데, 돼지고기에 알맞게 배인 양념과 뚝배기에 담겨져 살짝 눌러붙은 밥알의 조화가 완벽했다. 거기에 국물까지 한입 들이키면 왠만한 고급레스토랑이 부럽지 않다.

크진 않지만 아늑한 곳에서 소박한 가정식을 먹고 싶다면 딱 알맞은 식당이다. ‘우리가 이렇게 엄청난 것을 너희에게 주도록 해보겠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음식을 당신과 당신 곁의 사람에게 나누어 드립니다’라는 느낌을 주는 듯하다. 화려한 것보다는 소중한 것을 준다는 마음을 받은 것 같아 평범하고 특별하지 않은 점심시간이 따뜻한 추억으로 남았다.

홀로 와도 일인용 식탁이 있기에 외롭지 않을 것이다. 혼자든, 함께든 평범한 일상마저도 행복해 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밥 한 끼 먹는 것은 어떨까?  

은아네임을 알아볼 수 있게 꾸며놓은 담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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