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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의 뜨거운 감자, 광역시 승격 문제창원시 광역시 승격, 높기만 한 이상일까 곧 다가올 현실일까?
  • 신혜린 기자
  • 승인 2016.10.10 08:00
  • 호수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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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창원 지역 내 행사가 진행될 때는 광역시 승격을 기원한다는 축사가 꼭 빠지질 않으며 관공서 주변을 포함해 도로 곳곳에는 창원시 광역시 승격을 소망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하지만 몇 년째 이 문제에 대해 큰 진척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불가능성에 대해 표를 던지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왜 이를 소망하고 누구는 반대할까? 창원의 광역시 승격은 과연 곧 다가올 우리의 미래일까, 그저 높기만 한 이상에 불과한 걸까? 현 상황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자.

사진출처/경남연합일보

통합, 광역시로 가는 발판 돼

지난 2010년 분리돼있던 창원과 마산, 진해는 통합 창원시라는 이름하에 합쳐졌다. 당시 창원시장이었던 박원수 의원은 “통합 창원시는 대한민국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모델 도시로, 또한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경쟁력에 대한 기대로 전국이 주목하는 도시가 됐다”며 광역시급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당시 통합에 대한 각 구역 시민들의 불만과 청사문제, 지역 간 균형 유지의 가능성에 대한 의문 등 부정적인 여론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통합 창원시가 출범하며 이후 광역시로 가는 발판이 됐다.

어째서 마산과 창원, 진해 이른바 마·창·진의 통합이 광역시의 발판이 됐을까. 광역시의 승격 요인은 공식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하지만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을 포함해 울산까지 이미 광역시로 승격한 대도시 모두 인구가 1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선례들을 계기로 현재까지도 인구 100만 명 이상은 광역시 승격을 위한 상징적 요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통합 창원시는 출범 당시 108만 1천 808명을 기록하며 수원시를 제치고 2010년 기초자치단체 중 최대 인구 도시로 등극했다. 올해의 경우 인구수는 106만 6천 810명으로 출범 당시보다는 약 1만 4천여 명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광역시의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사진출처/경남연합일보

왜 광역시를 추진하나

창원시가 광역시 승격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지난 2014년 안상수 창원시장이 당선되면서다. 안상수 시장은 광역시 승격 추진협의회를 출범시켜 창원 유권자의 약 81%에 달하는 70만 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안상수 시장이 창원을 광역시로 승격시키려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창원의 지역총생산(GRDP)은 광역시와 비교했을 경우에는 광주, 대전보다 높게, 도 단위로 따져봤을 때도 강원도, 전라북도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낸다. 2013년에는 36조 150억 원으로 전국 기초 시·군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광역시나 도에도 맞먹는 실적인데도 기초자치단체로 남아 있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예산의 형평성 문제도 크게 작용한다. 위에서 본 것처럼 높은 GRDP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창원의 올해 예산은 2조 5천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울산광역시의 경우 인구가 창원과 비슷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약 7천억 원가량의 차이가 난다.

그뿐만 아니라 계획 수립의 자율성이 있는 광역시와 달리 기초자치단체는 일일이 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창원은 도세 수입에서 연간 2천억 원에 해당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 여기에 2020년부터 끝나는 통합 지원금이 재정 부담에 박차를 가한다. 통합을 시행하며 중앙정부로부터 매해 146억 원씩 받았지만 이제 지원금도 바닥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되는 것은 다양한 행정 수요에 맞는 광역 자치행정권의 필요성이다. 광역시로서 자율권을 얻으면 정부와의 직접적인 교섭을 통해 국책사업과 정부기관을 많이 들여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창원에 있는 도청 등 경상남도를 위해 수립된 기관이 많이 있는데 이 자리에 창원시 자체의 효용성을 위해 필요한 기관을 유치하면 더 높은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 안상수 시장을 비롯한 광역시 추진 요구자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안상수 시장의 광역시 추진 계획은 올해 20대 총선으로 인해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타났다. 총선 결과 대표적인 광역시 추진파 안홍준, 강기윤 의원이 총선에서 낙선했다. 마산회원구에서 당선된 윤한홍 의원은 경상남도 행정부지사에 재임하던 시절에도 광역시 추진을 반대했었으며 마산합포구에서 당선된 이주영 의원은 광역시 승격 토론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그는 “창원광역시 승격 추진을 반대한 적 없다”며 찬성의 뜻을 표했지만 여전히 과정의 순수성과 진정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해 사실상 반대가 아니냐는 입장이다.

 

경상남도, 크게 반발해

안상수 시장은 올해 안에 법률안 발의를 추진하고 내년 대통령 선거 공약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률안은 이달 말쯤 국회에 창원의 광역시 설치에 관한 법률을 발의할 계획이며 김성찬, 박완수, 노희찬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자로 나설 예정이다. 안상수 시장은 지난 6월 인터뷰를 통해 대선에서 광역시 공약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도권 광역시 후보들과 연대해 4~5백만의 유권자를 가지게 되면 정치권이 이를 소홀히 여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또한, 창원의 경우만 해도 85만 명의 유권자가 있으니 이를 위해서는 야당이든 여당이든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창원을 광역시로 해주겠다는 공약을 채택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상남도 홍준표 도지사는 이를 두고 “되지도 않을 일로 시민을 현혹하고 속이는 꼴”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표출했다. 홍준표 도지사는 지난달 28일(수) 제339회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 과정에서 인구 6만 명에 불과하던 지역을 발전시키니 이제는 빠져나가려 한다고 말하며 안상수 시장을 두고 기초자치단체장이 광역단체장에게 반역하고 대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준표 도지사와 안상수 시장은 2010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 자리를 두고 격렬히 다툰 것을 비롯해 오래된 앙숙 사이다. 따라서 홍준표 도지사의 이번 발언은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감정이 섞인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물론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할 순 없지만 실제로 경상남도에서 창원의 광역시 승격을 반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창원시는 경상남도 내 총생산의 37.8%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기서 창원시가 광역시로 빠져나간다면 경상남도는 낮은 도세로 재정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따르면 창원시가 광역시가 될 경우 경상남도의 재정 손실은 약 1,139억 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상남도 내 시장, 군수들 역시 도세 감소로 반대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경상남도와 동반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라는 안상수 시장의 발언은 큰 반발을 몰고 왔다. 비단 예산의 문제만이 아니다.

경상남도에서 창원시를 제외하게 되면 인구 200여만 명만 남는 이른바 빈털터리 광역자치단체가 된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경상남도의 입장에서는 창원의 발전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한 결과가 배신 아닌 배신으로밖에 보일 수밖에 없다.

 

재정 낭비아니냐는 의견도

창원의 광역시 승격에 대한 부정적인 면은 여러 부문에서 드러난다. 광역시가 되기 위해서는 행정체제의 개편이 필요한데 이것을 바뀌는 것이 쉽지않아 중앙정부측은 여전히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도청을 비롯해 창원 내 자리 잡은 200여 개의 관계 기관이 창원이 광역시가 되면 모두 이전해야 하는데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창원 내에서도 광역시에 대한 의견이 분분 된다. 광역시가 되면 공무원 수만 늘어나고 주민들의 실익은 없다는 지적도 나타난다. 마산회원구 윤한홍 의원은 “정부와 광역·기초단체로 된 3단계 행정구조에서 도가 없어지면 모를까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이 경남과 별도로 창원에 만들어지는 것은 행정·재정 낭비에 불과하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실제로 지난달 입법 청원 기자회견 자리에 지역 의원은 성산구 노회찬 의원만이 자리에 참석했다.

타 광역시 추진 도시들과 협력할 것이라는 안상수 시장의 발언과는 달리 타 도시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문제도 나타났다.

용인, 수원 등 광역시를 노리는 도시들이 각자의 견해차를 드러내 제대로 협력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우려도 있다. 광역시로 승격될 경우 창원 내 어업구역이 좁아지는데 어민들의 생계가 직접적으로 걸려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창원시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의문이다.

사진출처/노희찬 의원 공식 블로그

거시적으로 바라보며

창원의 광역시 추진은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특히 창원시의 미래를 낙관적으로만 바라보는 안상수 시장의 모습은 의문을 넘어서 무차별적인 공약 남발이 아니냐는 식의 반감을 살 가능성도 높다.

일부에서는 광역시까진 아니더라도 창원 등 메가시티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한다는 의견도 나타난다. 인구수와 GRDP 등 성과는 타 기초지방자치단체의 몇십 배에 해당하는데 이에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공무원, 기관이 부족하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창원의 광역시 추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어떤 입장이든 자신의 개인적 이익 창출만을 위한 추진은 안된다는 것이다. 거시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며 제 의견만을 강요하지 말고 타 의견도 수용할 줄 아는 관용이 필요하다. 창원 시민들은 물론이고 경남도민의 이해와 지지 없이 이를 무작정 끌고 나가려고만 하면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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