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출근하기 싫다. 삼일간의 창대한 축제가 끝난 후 출근 첫날. 곳곳에 널려있을 쓰레기들은 가보지 않아도 이미 눈에 선하다.

푸르스름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학교에 도착해 청소를 시작했다. 저 멀리서 보아도 내용물들이 넘쳐나는 쓰레기통들은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만 한다. 하지만 나는 돈을 벌어야 한다.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뜨고, 화장실로 향한다. 평소에도 배달음식, 컵라면 등을 먹고 남은 음식물들을 변기통에 그냥 흘려보내는 학생들인데, 축제가 끝났으니 오죽하겠나. ‘덜컥’. 문을 열어보니 그냥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변기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세면대 주위에도 온갖 빈 플라스틱병, 휴짓조각들이 버려져 있다. 변기 옆 휴지통은 넘쳐 벽에 붙어있고, 변기에는 축제 때 미처 다 팔지 못한 파전, 면, 어묵 조각 등 음식물들이 붙어있다. 고백하건대, 청소 일을 시작한 이후로는 아침은 먹지 않고 출근한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 나면 속이 온전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깨끗해진 화장실을 뒤로하고 복도로 나왔다. 언제나처럼 손목이 아려온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넘쳐나는 쓰레기들은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채로 널브러져 있고, 일반쓰레기 통에는 검은 봉투에 담긴 캔, 비닐, 종잇조각들이 뒤섞여 있다. 장갑을 끼고 구분되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담겨있는 쓰레기들을 다시 분류해 치운다. 마지막 층까지 정리하니 허리가 끊어질 것만 같다.

휴게실에서 잠시 벽에 몸을 기댄 채 쉬던 중 “언니~ 이제 다들 식사하러 갑시다!”라며 옆 건물 B가 들어온다. “그래, 다 밥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라며 식당으로 향한다. 식사를 마치고 잠깐 짬이나 쉬는 중 B의 “언니, 오늘 정말 힘들다 그렇지?”하는 새삼스러운 물음에 괜히 손목이 더 시큰거리는 듯했다. 옆에서 C가 “난 아까 화장실 청소하러 갔는데 어휴 말도 마. 아니 장차 사회로 나갈 사람들이 어떻게 유치원생보다 더 더럽게 쓰나 몰라~”며 한마디 거들자 맞은편에 앉은 D 언니는 “밖에 있는 휴지통 봐봐. 거기는 아주 그냥 기저귀도 들어있더라니까. 집 쓰레기 가져다가 학교에다 버리는 거지”, “아휴, 큰 행사 때만 그러면 말도 안 하지. 평소에도 강의실 쓰레기통에 막 버리는 거 보면 진짜 분리수거통은 왜 있나 싶어. 아이구 벌써 점심시간 다 됐네! 자, 다시 일하러 갑시다!”

힘들고 지치지만, 오늘도 나는, 우리는  청소를 한다.

*본 기사는 학교시설물 이용자들의 양심없는 시설 이용실태에 대해 청소부 아주머니의 시선에서 재구성한 내러티브 기사입니다.

봉림관 플라스틱 전용 쓰레기통이 가득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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