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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0원으로 떠나는 베트남 여행
  • 서영진 기자
  • 승인 2016.09.26 09:00
  • 호수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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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갑자기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일상에 지치고, 뭔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 지루한 일상에 조미료가 필요한 순간. 뭔가 자극적인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갑은 얇고, 시간은 없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자극을 주기에는 역시 독특한 음식이 제격이다.

이번에 소개할 냠냠이야기는 바로 사이공 볶음밥이다. 정문에서 쭉 내려와 봉구스 밥버거 집을 만나서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보이는 이곳. 간판에 아주 정직한 글씨체로 상호명 보다 더 크게 ‘베트남 쌀국수’라 적힌 가게다.

나는 원래 향신료 향이 강한 동남아 식 음식을 썩 즐기지 않는 편이었다. 그 특유의 독특한 향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베트남 음식은 당연히 낯설고도 접하기 꺼려지는 음식이었다.

올해 초, 엠티를 마치고 친구들과 학교로 도착했다.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따듯하면서도 정신이 번쩍 드는 음식이 당겼다. 학교가 쉬는 방학에 주말이라 그런지 문을 연 가게를 찾기 힘들었다. 먹고 싶은 음식이고 뭐고 당장 문 열린 식당이라면 어디든 좋았었다. 좁다면 좁은 학교 앞 거리들을 돌다가 눈에 들어온 그 크고 정직한 ‘베트남 쌀국수’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낯선 음식이라 평소라면 가지 않았겠지만 너무 지쳐서일까? 그대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식당에는 두어 명 정도의 손님이 있었고, 우리는 자리를 잡았다. 쌀국수에 도전해야 하나 하는 고민 중에 ‘사이공 볶음밥’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입구의 결제 기계로 가 주문을 했고, 베트남 여성분이 만들어 주신 음식을 받아왔다.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는 사이공 볶음밥

한 입을 먹은 순간, 혀와 머리끝이 짜릿해지는 매콤하면서 약간 시큼한 향신료의 맛이 전날의 피로를 싹 잊게 해줬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육수는 여전히 약간 어려운 맛이지만 그날의 볶음밥은 뇌리에 강렬한 자극으로 남았다.

요즘도 일상이 지루하고, 낯선 자극이 필요할 때 종종 찾아간다. 가게 분위기도 혼자 밥 먹기에 무리 없기에 충동적으로 찾아가기 좋은 식당인 듯하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다 보니 손님이 없는 시간에 혼자 밥을 먹다보면 직원들의 베트남어로 이뤄지는 대화소리에 은근히 혼자 여행 온 느낌도 살짝 난다는 것은 나만의 꿀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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