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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명절을 위해
  • 구연진 편집국장
  • 승인 2016.09.26 09:00
  • 호수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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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던 추석 연휴가 지나갔다. 향기로운 튀김 냄새와, 수시로 먹을 것을 갖다 주는 할머니 때문에 꺼질 줄 모르는 배, 그리고 꿀맛 같은 휴가. 아직 학생인 우리에게 명절은 평화로운 연휴로 가득한 행복한 세상 그 자체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명절에 맞는 세상은 180도 바뀐다.

특히 기혼 여성들이 많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명절 동안 음식 준비, 시댁 방문 등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당연해 보일 정도로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이 많다. 이로 인해 가짜 깁스가 유행하기도 하는 등의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곤 한다. 2012~2015년 추석이 포함된 9월과 그다음 달의 이혼율을 비교한 결과 평균 이혼 건수가 8.5%가량 증가한다는 통계도 있다. 또한 당장 주변의 친구들에게 명절의 집안 분위기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집안에서 ‘여자가 일하는 편’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이런 통계에 의문을 가지는 경우는 잘 없다. 우리나라의 정서가 이렇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이것을 고쳐나가려는 움직임이 많다는 것이다. 올해 기혼 여성이 명절이 즐겁지 않은 이유로 꼽은 1위는 여전히 ‘가사 부담’이었으나, 2001년 49%, 2006년 36% 였던 것보다 현재는 24%로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자의 집안은 친가 외가 모두 명절에 차례를 모신다. 아버지가 장남이라 집에서 차례를 모신 후 외가에 방문하는데, 맘 편하게 노는 사람은 우리뿐이다. 어른들은 앉을 시간도 없이 일한다. 여자들이 요리하면 남자들은 집 청소를 하거나 할아버지를 따라 밭일을 나간다. 이 모든 것은 집안의 가장 어른인 할아버지가 87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앞장서서 일을 하시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남녀노소 상관없이 일해야 한다’는 신념 덕분에 외가의 명절은 평화롭다.

우리도 언젠가 결혼을 할지 모른다. 만약 자신의 집안에서 여자들만 일을 한다면, 앞장서서 잘못된 문화를 바꿔보자. 어머니가 고생하는 것이 내게로, 또는 내 미래의 아내에게로 대물림되기 전에 말이다. 다음 명절에는 '왜 아빠는 일 안 해?'하는 순진한 물음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우리도 그저 가만히 있지 않고, 식사 후 그릇을 물에 담가놓는 정도의 배려라도 한다면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한 명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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