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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제와 사회개혁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으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고, 청년실업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5년 기준 공식 청년취업 애로계층이 115만7천명이다. 올 초 4천명을 뽑는 9급공무원 시험에는 22만여 명이 지원해 54대1을 기록했다고 한다. 청년들이 눈높이를 아무리 낮춰도 취업이 쉽지 않다. 대학졸업장이 자격증이 되어 버린 시대에 대학4년을 오직 취업을 준비하는 데만 보내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취업을 위해서 대학을 다니지만,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내거나 알바에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알바 하는 대학생’이 아니라 ‘공부하는 노동자’라는 탄식도 나오고 있다.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호받지도 못하고 학생으로서의 기회를 누리지도 못한다. 그만큼 공부에 전념하기 어렵고 대학은 황폐해지고 있다. 대학 졸업반 4명중 한 명이 채무자이고, 그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학자금 대출이다.

취업을 했다 해도 끝이 아니다. 적은 월급에 과중한 업무, 치열한 경쟁과 억압적인 조직문화, ‘저녁이 없는 삶’에 지친 나머지, 대졸 신입사원의 27.7%는 1년 이내에 퇴사한다고 한다. 취업난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막 취업한 신입사원마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세상이다. 그나마 대부분의 일자리는 비정규직이다. 19-34세 청년 중 불안정고용으로 인해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는 근로빈곤 위기계층이 전체 청년의 47.4%라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의 청년정책, 청년고용정책은 매우 불충분하다. 수요자보다 공급자 중심의 일자리정책이 대부분이다 보니, 청년들이 느끼는 정책효과는 미미하다. 서울시가 추진했던 청년수당은 복지부의 직권취소로 중단되었고 최저임금은 매우 낮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민간 기업에 청년 고용할당제를 적용하고,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며, 고용경력이 없는 청년에게 실업부조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사회가 청년들의 고통에 둔감하고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청년들은 당장의 생존을 위해 점점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청년들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내 집과 인간관계를 포기하며, 꿈과 희망, 삶의 가치를 포기한다. 많은 청년들이 꿈과 열정을 키우기보다 오직 ‘삶의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모든 젊은이가 공무원시험에 도전하는 것은 개인에게는 합리적 선택이지만, 사회 전체로는 매우 비합리적이다. 모든 게 청년들의 삶이 ‘불안정’하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각자 알아서 삶의 안전을 도모하지 않으면, 하루하루 소진되다가 쓸모없으면 버려진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각자가 알아서 ‘노오력’해야 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청년들이 생존에 매달리고 탈락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사회가 패배자를 보듬지 않기 때문이다.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지만, 많은 청년들이 불평등의 개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자신이 사회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 알아서 자신의 생존과 불안을 책임져야 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존에 도움 되는 방식으로 자신의 효용을 입증하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청년들이 소모품처럼 쓰이다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미래를 기획할 수 있도록 사회가 보듬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미래가 달리 어떻게 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 되도록 해야 한다. 청년문제의 해결은 단지 일자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포기해야 하는 사회, 이른바 ‘헬조선’을 변화시키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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