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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근거 불분명한 입학금 폐지하라” 운동 이어져입학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필요해
  • 유희진 기자
  • 승인 2016.09.26 09:01
  • 호수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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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월), 전국 45개 대학 총학생회와 청년·대학생 단체로 구성된 ‘입학금 폐지 대학생 운동본부’가 국회 앞에서 대학교 입학금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입학금의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공개한 대학들에서 조차 산정 근거가 없거나 수입지출 내역을 별도로 기록하지 않고 있다”며 입학금 폐지를 촉구했다.

그리고 3일 뒤인 8일(목), 시민단체와 대학생, 학부모로 구성된 ‘입학금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대학생·학부모·시민사회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고려대학교 앞에서 입학금 폐지와 반환청구 소송을 했다. 이들은 대학들이 입학금 산정을 불합리하게 하고 있다고 판단,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법원에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공동행동은 “대학 입학금은 그간 등록금만큼 관심 받지는 못했지만 신입생과 학부모에게 적잖은 부담이었다”며 주장했다.

이들은 이달 중순 대학본부를 공정위에 불공정행위 혐의로 신고하고, 10월 초에는 학교들을 상대로 입학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2016년 대학 평균 57만원 입학금, 산정근거·지출 내역 불명확해

이처럼 대학가에서는 ‘입학금’이 큰 화두거리다. 비싼 등록금에 가려져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사실 입학금은 예전부터 언급됐던 문제이다. 대학 입학금은 말 그대로 입학할 때 신입생들이 내는 돈으로, 최저 0원에서 최고 103만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대학들은 평균 57만원(2016학년도 기준)의 입학금을 받고 있는데, 등록금을 통해 수업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입학금은 수업료 외에 다른 부분에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학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대학들이 공개를 꺼리거나 입학금 자체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교육부에 ‘입학금 책정 및 집행의 객관성 제고를 위해 입학금의 징수 근거 및 산정·집행의 세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를 한 바 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를 실행한 대학들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청년참여연대가 입학금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에 따르면 34개 대학 중 6개의 대학은 ‘정보 공개 불가’ 또는 ‘경영상 비밀로 공개 불가’라고 응답했다. 답변한 28개 대학은 등록금 외 별도의 입학금 산정 기준이 없거나 불명확했으며 이중 22개 대학은 입학금 회계를 별도로 작성·관리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입학금은 입학 시기에 납부하는 등록금의 일부로 고등교육법상의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 중 납부금에 해당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입학금은 등록금 수입으로 처리된 후 집행되기 때문에 입학식이나 입학 소요경비 등 특정 목적에만 지출해야만 하는 경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입학금’이라는 명목 하에 돈을 걷어놓고 입학에 관련된 지출 외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주장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학생들은 입학금이 사실상 신입생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등록금 차등책정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대학들이 인하 요구가 거센 등록금은 동결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시야에 벗어나 있는 입학금을 최근 계속해서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우리대학 17만원 입학금 어떻게 사용되나?

2016년 기준 우리대학의 입학금은 17만 500원으로 대학 평균 입학금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그렇다면 입학금은 어떻게 선정되며 사용되고 있을까? 재정팀 전임수 팀장은 “입학금은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되는데, 신입생들이 내는 일종의 선수금이라고 보면 된다. 8년간 등록금은 동결, 인하 됐지만 입학금은 17만 500원을 유지하는 상태다. 우리대학은 입학금이 등록금과 합쳐져서 사용된다. 입학금 또한 등록금처럼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대학회계에 안에 편입시켜 집행하고 예산을 짠다”고 말했다. “따라서 입학금 사용의 구체적인 내역이나 자료는 없다. 다음연도 아마 입학금을 그대로 유지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입학금 폐지법안 잇단 발의… 교육부 “무작정 폐지 안돼”

지난 7월 15일(금), 대학 입학금을 등록금의 5% 이내로 제한하는 법개정안이 발의됐다.

김병욱 의원(더민주)은 대학 입학금은 직전 학기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의 100분의 5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학 관리에 필요한 실비 상당액만을 고려해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 법률안 등 2건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학 입학금은 ‘입학 관리에 필요한 비용’으로 제한돼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못하고 산정근거나 지출 내역 등 관련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법개정안은 입학금의 용도를 명확히 해 사용처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고 입학금 최고액의 범위를 정하면서 대학의 자의적인 고액 입학금 징수를 제한했다.

고액의 입학금을 받고 있는 대학이 상당수인 현실을 감안해 개정법 시행 첫해 15%, 이듬해 10%를 거쳐 3년차부터 5%로 하는 등 단계적으로 낮추도록 했다. 또 입학금 징수의 법률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입학금의 산정 근거 등 관련 정보를 매년 1회 이상 공시하도록 해 투명성을 높이도록 했다.

하지만 교육부 측은 대학들이 입학금을 받아 학사운영에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지원 없이 축소·폐지하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기성회비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에서 보듯 입학금 역시 법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며 “용도 역시 집행에 투명성만 갖추면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말처럼 입학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폐지·축소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입학금이 없어지더라도 기성회비의 사례처럼 대학들이 수업료와 통합해 등록금을 징수하는 경우가 생기면 법안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 하지만 지금처럼 입학금이 유래나 목적도 불분명한 채, 단지 관행으로 신입생들의 돈을 걷어가는 것은 부당하다. 따라서 입학금의 내역은 공개하되, 충분한 논의를 거쳐 도를 넘게 비싼 입학금은 점차 줄여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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