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기획 기획
뜨거웠던 여름의 기억들유난히도 더웠던 올해 여름. 무엇이 우리의 여름을 이토록 뜨겁게 만들었을까?
  • 황태영 기자
  • 승인 2016.09.05 09:00
  • 호수 0
  • 댓글 0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일찍 찾아왔다. 6월부터 한낮 기온이 30℃가 넘기도 하고, 난데없이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하고부터는 그야말로 ‘불지옥’이 따로 없었다. 열사병 환자가 속출해 응급실은 북적이고, 온열질환자 수는 지난해의 2배인 2천 명을 넘어섰다. 전국 여러 학교에서 1천 명 이상의 학생의 집단 식중독에 걸리고, 15년 전 사라졌던 콜레라 환자까지 다시 나타났다. 폭염은 단지 사람만 힘들게 하지 않았다. 닭과 오리 등 가축 400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고, 넙치와 전복 등 양식 어류 피해는 무려 40억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이 최대 11.7배까지 커지는 누진세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을 맞은 시민들도 적지 않다. 더 이상은 ‘이열치열’, ‘참으면 된다’는 말은 통하지 않게 됐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의 여름을 이토록 뜨겁게 만들었을까?
 

이상기후란?

이상기후는 지구의 온난화 등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으로 홍수, 가뭄, 폭설, 한파 등이 나타나는 특이한 기후현상이다. 이는 지구 여러 곳에서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인적·물적 피해를 야기한다.

이상기후의 영향으로는 먼저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난다. 이른 5월부터 여름이라고 해도 무색할 날씨가 이어졌다. 5월 평균기온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이번 해에는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였으니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하고부터는 기온은 30℃ 후반은 가뿐히 웃돌았다. 창원의 여름 날씨는 평년 대비 5℃,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0℃나 기온이 상승했다. 7월 말 전국 최고기온까지 도달하며, 포털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출처/헤럴드경제

다음으로는 ‘열대야’ 현상이 있다. 열대야는 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무더운 밤으로, 이로 인해 사람들은 심하게 피로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 제주시는 지난달 27일(토)에야 40일간의 열대야가 끝날 정도로 그 피해가 심했다. 8월 말이 돼서야 전국적으로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잦아든 것이다. 7월 말부터 8월 초의 평균 열대야 일수가 2.7일인 것과 비교해 현저히 많은 일수의 열대야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사진출처/기상청

마지막으로는 ‘집중호우’ 현상이 나타난다. 집중호우란 일반적으로 한 시간에 30mm 이상의 비가 내리거나 연 강수량의 10%에 상당하는 비가 내리는 현상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장마전선과 태풍, 발달한 저기압에 의해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는 산사태, 침수, 시설 붕괴 등의 안전사고를 동반하기에 더 위험하다. 특히 창원에는 지난 7월 31일(일)부터 사흘간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져 대산면에 있는 단독 주택 1채가 침수되고, 내서읍에 있는 식당 지하에도 물이 차오르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이상기후로 당황한 창원시민들이 일제히 ‘창원 날씨’를 검색해서인지, 사흘간 ‘창원 날씨’가 포털 실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동안에 더운 열기가 식어 일시적으로 시원해지기도 했지만, 이상기후 현상 중 하나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엘리뇨와 라니냐

그렇다면 이러한 이상기후는 대체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 것일까? 그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엘리뇨와 라니냐’이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태평양 바닷물의 온도가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구 온난화 때문에 최근 들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사진출처/에듀넷

엘니뇨는 에스파냐 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 예수’를 뜻하는데, 보통 크리스마스 전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엘니뇨가 적도 지역의 날짜 변경선 부근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금은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5개월 이상, 0.5℃ 이상 높게 계속되는 현상을 엘니뇨라고 정의한다. 엘니뇨가 나타나면 동남아시아에서는 가뭄, 남아메리카에서는 홍수가 발생한다. 태평양 온도가 올라가면 태풍이 자주 발생하고 그 위력도 더욱더 강해져 큰 피해를 가져온다.

사진출처/에듀넷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으로, 에스파냐 어로 ‘여자아이’를 뜻한다. 라니냐는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5개월 이상, 0.5℃ 이상 낮게 계속되는 현상이다. 보통 엘니뇨가 끝나면 뒤이어 라니냐가 곧장 발생한다. 라니냐가 나타나면 엘니뇨가 나타날 때와 반대로 동남아시아에서는 홍수, 남아메리카에서는 가뭄이 발생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엘리뇨로 인해 7월 기온이 1880년 이래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올여름 엘리뇨와 라니냐가 교차하면서 이상고온현상이 더 심화됐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농작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10년 7월에도 라니냐로 인해 설탕 가격은 67%, 대두는 39%, 밀은 21% 치솟은 바가 있다. 파생상품거래소 CME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에릭 노랜드는 이번 라니냐의 영향으로 미국, 아르헨티나 등지에 가뭄을 일으켜 대두, 옥수수, 밀 가격이 50% 넘게 상승할 거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곡물 가격이 오르면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고, 이는 또 전체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는 유기적으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의식의 부재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유기적으로 발생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그 피해가 더 심해지고 있다. 단순히 ‘전기를 아껴 써요’, ‘대중교통을 이용해요’와 같은 영혼 없는 외침으로는 기록적인 여름의 더위를 식힐 수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의 안전 체계와 국민 의식의 일대 변혁이 절실한 상황이다. 폭염으로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에어컨 실외기 소음 문제로 갈등하다 이웃끼리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사진출처/서울신문

또한, 누진제 관련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해마다 여름·겨울철이면 전력 수요가 집중돼 가정용 전력 소비를 줄이자는 절전 캠페인이 벌어지곤 한다. 이는 마치 가정에서 전기를 많이 써 전력난이 발생하는 것만 같다. 물론 이러한 캠페인의 취지도, 절전해야 하는 것도 사실도 맞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의 1인당 가정용 전력 소비량이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개한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의하면 한국의 1인당 가정용 전력 소비량은 2012년 기준 1천278kmh로 미국의 29%, OECD 평균의 5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34개국 중 26위로 가정용 전력 소비량이 낮은 편에 속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대기업엔 가정용 전기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전기가 공급되고,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제가 적용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정작 전력 소비를 줄여야 할 기업은 공급 값도 저렴하니 마음 놓고 쓰는 반면, 서민들은 그야말로 죽어난다.

사진출처/포커스뉴스

전기 요금 누진제는 1974년 석유파동으로 전력난이 발생하자 가정용 전기 사용을 억제하고자 도입했으며, 2004년 3단계에서 6단계로 강화했다. 다른 국가들도 전기 요금 누진세를 채택한 곳이 있지만 이처럼 가혹한 누진율을 적용한 곳은 없다. 이에 전기 요금 누진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계절은 어느덧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고 있다. 유난히 뜨거웠던 2016년의 여름도 그렇게 작별을 고하고 있다. 내년의 여름은 더 더울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만의 노력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국가, 기업, 국민 모두의 의식 개선이 있어야만 한다. 폭염도 이젠 국가적 재난이다. 더 나아질 우리의 여름을 위해서 노력하자, 그리고 깨어있자.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태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