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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성장영화, 파수꾼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그들만의 세계에 내던져진 세 소년의 이야기
  • 황태영 기자
  • 승인 2016.09.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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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할리우드에 속하지 않는 제작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영화의 총칭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상업 영화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제작되는 영화의 총칭으로 통한다. 마케팅 관점에서 유리한 영화 내용을 전개하는 상업영화에 반해 독립 영화는 제작자나 감독의 주제 의식을 표출하기 위한 대안적인 내용과 형식을 담아내는 특성을 띤다. 이번 문화탐방에서는 이러한 독립영화 중 하나인 <파수꾼>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영화에는 희준, 동윤, 그리고 기태까지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그들의 나이는 열여덟. 아직은 끓어오르는 감정을 채 주체하지 못하는 치기 어린 나이다. 이들은 철길에서 야구를 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이야기를 나누고 밀어주려고 하기도 하며 평범한 나날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소년은 희준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포함한 다른 셋과 함께 놀러 가게 된다. 그런데 희준이 좋아했던 여자아이는 희준의 마음과는 별개로 기태를 좋아하고, 희준이 그를 목격함으로부터 그들의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지기 시작한다. 그 일 이후로 희준은 기태를 멀리한다. 아무런 말도 없이. 기태는 희준과 대화해보려고 하지만 기태는 “나 너한테 할 말 없어.”와 같은 차가운 말로 일관한다. 그런 희준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태는 급기야 폭력까지 행사하며 억압해간다. 반에서 기태의 입지는 그 누구보다도 높았다. 기태와 희준의 사이가 틀어지자, 같은 반 아이들도 자연히 희준을 멀리하게 됐다. 희준과 기태 두 사람과 다른 반인 동윤이 둘 사이에 벌어진 일을 뒤늦게야 알아차리는 동안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117분이라는 러닝타임에서 대부분 희준만이 철저히 피해자로 그려진다. 하지만 스크롤이 올라갈 때 다시 생각해보면 피해자는 비단 희준뿐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소한 오해가 빚은 갈등은 소통의 부재로 말미암아 세 사람을 벼랑 끝까지 치닫게 한다. 극단적으로 클로즈업 된 주인공들의 얼굴과 심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기법은 갈등을 빚는 소년들의 불안한 심리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또한, 배우들의 어깨너머 관점에서 찍은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도 방황하는 10대 청소년들의 불안한 감정을 잘 대변해준다.

미성숙한 세 소년 곁에는 ‘파수꾼’, 즉 그들을 이 고통에서 지켜줄 어른들이 부재했다. 그들은 아무것도 몰랐고, 어른들은 그들을 몰랐다. 그렇게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그들만의 세계에 내던져진 세 소년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상처를 주고받았다.

영화 <파수꾼>은 미성숙했던 우리의 모습을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혹은 감성적으로 보여준다. 말하자면 어른들의 성장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아픔 없는 성장은 없다. 우리가 지나온 아픔의 시간을 찾아가 바로 보고, 새로이 느낀다면 비로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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