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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7)연재소설-슈베르트 연가곡

 17. 미운 색
 소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 놓고선 뮬러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었다.
꼭 소녀에게 보여 주려 쓴 편지는 아니였지만, 맘을 담은 글씨들이 하나둘 형체를 잃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슴을 찢는 아픔이 있었다.
글씨들이 하나둘 형체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뮬러는 글을 계속 써 내려갔다.
“초록은 나쁜 색 입니다?
이렇게 썼지만 역시 눈물은 글씨 위에 떨어졌고, 글씨를 지워갔다.
그렇게 자신이 쓴 글을 자신이 읽으며, 그 글 때문에 슬픔에 빠지고, 그 슬픔에 눈물이 나고. 그 눈물이 흘러 글을 지워나갔다.

 18. 시든 꽃
 안녕! 푸른 꽃! 넌 이제 나와 함께 무덤에 묻혀야 하는데 그래도 괜찮겠니?
왜? 그러기싫어? 왜 그렇게 슬프게 바라보니? 네가 내게 있었던 일들을 다 알고 있니?
푸른 꽃아! 넌 왜 그렇게 시들고 창백해 보이니? 또 왜 그렇게 축축하게 젖어버렸니?
아! 내 눈물로 푸른 꽃에게 푸르름을 줄 수 없구나! 아! 죽어버린 내 사랑을 다시 피어나게 할 수 없구나!하지만 봄은 다시오고, 겨울은 언젠간 지나가겠지!
봄이 오면 풀밭에는 다시 꽃이 필 것이고, 내 무덤에도 꽃이 필거야! 푸른 꽃 내가 다시 피는 거야! 그렇게되면 어쩌면 소녀가 내 무덤 앞을 지나 수도 있을 것이고,
그때 푸른 꽃을 보며 생각 해 내겠지! 아! 뮬러가 준 저 꽃! 뮬러는 진정으로 날 사랑했구나! 라고 생각하겠지! 그래 푸른 꽃아 피어나라! 5월이 되면 활짝 피어 겨울이 끝났음을 알려다오! 그래서 소녀에게 내가 진실했음을 전해다오!
뮬러는 지난번에 소녀에게 주었던 헌 신발 화분을 소녀가 방을 비운 틈을 타서 가져나왔다.
그날 밤 뮬러는 다른 연습생들이 모두 잠든 후에도 그 헌 신발 화분에 담긴 푸른꽃을 한 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19. 물방앗간 청년과 시냇물
 어제 저녁 늦게까지 뮬러를 바라보다 잠든 한스는 다른 연습생들 보다 조금 늦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이 깼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뮬러의 침대를 봤다. 뮬러는 자기 침대에 없었다.
한스는 순간 무슨 일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스 일행이 시냇가를 찾았을 때, 한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었다. 뮬러가 시냇물속에서 그냥 누워 하늘을 보고 있는 줄 알았었다.
하지만 이내 뮬러가 아무런 움직임도 없자, 물 속에 뛰어 들어 뮬러를 흔들어 보았지만.
뮬러의 눈은 하늘을 바라 볼 뿐 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뮬러는 아주 편안하게 반듯이 누워 눈은 하늘을 향해 뜨고, 손은 가슴에 모은채 편안한 침대에 누운 듯한 모습으로 시냇물 속에 있었다. 그제서야 흩뿌리듯 오던 비가 제법 뿌리기 시작했다.
뮬러는 시냇가 옆에 묻혔다.

  20. 시냇물의 노래 (에필로그)
 시냇물은 이제서야 안식을 찾은 뮬러를 매일 애처롭게 보았다.
그리고 노래를 불러 안식에 든 뮬러를 위로했다.

김명재/음악과 강사


  이 소설은 슈베르트 연가곡인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를 바탕으로 소설로 쓰여졌으며, 개인블로그를 통해 이 소설의 원문과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http://portal.changwon.ac.kr/minihome/music193
http://blog.daum.net/dresde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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