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독자마당
모네와 고흐를 닮은 열정

나는 예술대학 미대에 재학 중이다. 실기실에서 작업을 하다가 문득 몇 글자 조심스럽게 적는다.

클로드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 이 화가들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많이 알려진 화가들이다. 이름까지는 몰라도 어디선가 한번쯤 본 명화퍼즐, 명화액자, 팬시용품에서 스쳐지나간 아름다운 그림들의 작가들이다. 잠깐 그들의 이야기를 하자면 클로드 모네는 서양미술사에서 색채의 혁명이라는 수련연작으로 유명한 인상파 화가의 한사람이고, 빈센트 반 고흐는 강렬한 색채로 알려진 후기인상주의 화가이다. 고흐의 해바라기, 자화상, 별이빛나는밤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화가들의 공통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다른 점을 들자면 고흐는 안타깝게도 짧은 생애를 살다갔고 모네는 86세까지 그림을 그린 장수한 화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공통점은 널리 오래도록 사랑받는 화가인 것이고 또한 그들의 그림에 대한 열정은 너무나도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들의 창조적인 열정은 너무나 독창적이다. 짧지만 강렬한 고흐의 열정.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림을 지속적으로 그린 모네의 열정. 봄의 끝 무렵의 예술대는 정말 멋지다. 살랑거리는 봄바람, 내리쬐는 볕, 소위 예술을 하는 프라이드, 자긍심과 개성이 어우러진 몸짓들. 미대는 다른 과보다 자유로움과 재미난 이야기 소재들이 많은 것 같고 터무니없는 말 실없는 농담에 대해서도 관대하다.

또 누구나 한번쯤 그림 그리는 사람에 대한 부러움, 예술가에 대한 동경이 있을 것이다. ‘걔 예술 하잖아. 역시 뭔가 발상이 특이하고 멋지다’라든지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나도 가끔 풋내기 예술가라는 미명 아래 우쭐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커다란 캔버스, 물감 묻은 앞치마, 붓으로 우리들은 창작을 하며 꿈을 스케치하곤 한다.

그런데 요즘 나는 기본적이고 지극히 본질적인 미대생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진지한 태도라면 우습지만 실기실에 오면 좀 더 순수하게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시하고 재미없는 일일까. 요즘 진지한 태도를 가진 예술학도는 어쩐지 촌스럽고 조금 우스워지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것은 비단 예대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과도 다른 형태로 별반 다르지 않을 테니까. 무언가 열심히 하려하면 센스 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처럼 되어버리곤 한다. 오히려 전공에 시크하고 무심하게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이 주류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이즈음 우리가 미대에 처음 들어 왔을 때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때는 들뜬 마음에 모든 것을 그리려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오롯이 있지 않았던가. 나는 지금도 그렇다. 이상하게 그림에 대한 열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피어난다. 모네와 고흐를 닮고 싶다. 섬광처럼 반짝이는 그들의 인기척이 시대가 흘러도 미술사에 기억되듯이 말이다. 미술을 하는 미술학도라면 작업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지금 나도 고민하는 문제이고 앞으로도 지향해야할 해나가야 하는 문제이지만 말이다.

의미 없는 큰 웃음, 과시하는 동작. 하나도 멋있지 않다. 좀 더 멋진 대학생에 대해 생각해본다. 매일 드로잉하기, 서로작업 응원하기, 작업노트 쓰기 이런 것들이 더 아름다고 멋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김두희 / 미대 대학원 14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