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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들을 위한 연가 戀歌

네 아들을 둔 엄마라고 말하면 다들 입을 쉽게 못 다물 것 같다. 넷 중에서 셋은 내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이고 나머지 한 아이는 내 시어머니로부터 입양 받은 큰아들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입양한 아들의 정체는 서서히 드러났고, 난 결국 입양을 아주 잘 못했다는 판단이 들었다. 뱃속에서 거의 일 년을 나와 함께 움직였고, 태어나서는 온 마음을 다해 보살피고 돌본 아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남자였다. 큰아이는 착하고 나쁜 놈, 둘째는 멋지고 나쁜 놈, 막내는 이쁘고 나쁜 놈이다, 나에겐. 하지만 한 분은 나쁘고 또 나쁜 분이다. 딸 가진 친구들은 딸은 크면 엄마에게 친구이자 자매처럼 다정하고, 마음 속 깊은 곳을 잘 알아준다며 다들 내게 자랑질을 한다. 그래서 나에게는 아들들이 딸이 아니어서 일단 나쁜 놈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그 이쁜 구석이 어디 가지를 않아서 난 다 큰 아들들에게 그렇게 마음속으로 불러준다, ‘나쁜 놈들아’라고.

마냥 내 품에만 있을 것 같던 막내가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둘째는 작년 여름 군대에 갔고, 큰애는 작년 가을에 제대해서 지금 휴학하고 독서실을 다니며 약학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이었다. 막내는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 마음이 불편했던 나와 실랑이를 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모습에 잔소리를 했더니 막내가 퉁명스럽게 대꾸한 것이다. 난 그런 막내의 모습에 슬픔이 와락 밀려왔다. 그렇게 싸우고 학교에 가기 전 막내는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막내가 치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난 그만 안방에서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평소에 반성문처럼 지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엄마가 좋아하는 이루마의 ‘봄날의 왈츠’를 들려주었는데 그 곡이 흘렀다. 한참을 피아노를 치고 나서는 아무 일 없는 듯 나를 찾아 점심을 먹자고 한다. 그렇게 막내는 학교를 갔고 난 그 애가 지금 그립다.

둘째가 입대하고 난 뒤엔 몇 날을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유난히 엄마랑 성향이 비슷해서 가장 많이 다투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도 닮아 쇼스타코비치, 차이코프스키, 쇼팽 등 작곡가도 같이 좋아한다. 입대하고 난 뒤 내가 좋아하는 곡이 흘러 나와도, 둘째가 좋아하는 곳이 흘러 나와도, 아침에도 울고, 저녁에도, 밤엔 더 많이 울었다. 그렇게 한 달을 지나고 논산으로 면회를 갔을 때 둘째와 난 만나자마자 안고 눈물을 같이 쏟았다.

큰 애는 학부에서 2년을 공부하다 약학대학원에 도전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고 처음 도전에 실패에 재수를 하다 또 떨어져 바로 군대를 갔다. 일 년 공부해서 떨어지고, 다시 공부한다고 했을 때 만약 안 되었을 경우 군대를 간다고 미리 약속하고 시작한 공부였기 때문이다. 소답동 39사단에서 입소식을 하고 헤어지려는데 아이가 날 불러 세우더니 ‘엄마, 안아 보고 싶어요’ 한다. 이 녀석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왔다. ‘아들아, 미안해하지마’라고 마음속으로 말해 주고는 등을 토닥여 주었다.

엄마는 괜찮아, 니가 더 아프고 힘든 걸 엄마는 알고 있어.

난 오늘도 영원히 이해 할 수 없는 늙은 아들과 나쁜 놈들을 위한 세레나데를 부르고 있다. ‘마음을 보여 다오, 내 사랑하는 남자들아’ 라고. 그게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고,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다. 노래는 즐겁게 아름답게 불러야 제 맛 인거지.

최미숙 지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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