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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사림대

 그동안 이 란을 통해 커다란 사회적 이슈를 서두로 독자들에게 이런저런 화두와 생각할 여지를 던졌다. 하지만 이번 호는 나의 반성문을 쓰기로 했다.

 독자들은 신문사 사정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신문사는 편집 마감 날이면 한바탕 전쟁이 일어난다. 기사를 빨리 써서 올리라고 말하는 국장(나)과 한 자라도 더 다듬고 싶어서 버티는 기자들... 언제나 그렇듯 이번 마감 때도 한바탕 전쟁이 일어났다.

 내가 취임하고 세 번째 마감 만에 드디어 일이 터졌다. 마감 시간이 다가갈수록 답답한 마음에 언성은 높아져만 가고, 결국 올 것이 온 것이다. 한 기자가 분명히 보기에 불만이 있는데 물어도 말을 하지 않고, 성격이 급한 나는 계속 닦달을 했다. 더 이상 안 될 것 같아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더니 역시나 문제가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름대로 서운한 게 많았던 모양이다. 내 나름대로 각자 일을 빨리 처리해서 서로에게 피해주지 말고, 헷갈리지 않도록 하고자 이것저것 이야기 한 것이 결국 명령조로 들린 것이다. 분명히 목소리도 내가 더 크고 표면적으로 잘못한 것도 그 기자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내가 이긴 것처럼 되었고 끝내 사과도 받았다.

 하지만 많이 찜찜하다. 내 심각한 오류가 탄로 났기 때문이다. 내 말이 전달되는 것에만 집중했던 나머지 다른 사람의 입장과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색이 우리대학 학생들의 귀와 눈과 입이 되어주겠노라 신문사 편집국장을 맡은 내가... 내 사람들 이야기하나 제대로 듣지 않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을 줄 모르는 리더는 능력이나 업적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냉정한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 박정희 대통령도 그랬고, 히틀러도 그랬다. 모두 국민을 위한다 했지만 그 강도를 버티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그들을 끌어내렸다.

 아무리 좋은 기사도 신문에 오르지 못하면 기사가 아니고, 아무리 좋은 약도 그 사람에게 맞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하물며 내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내 행동은 그들에게 더 이상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아닌 그저 감독관 행세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과정들을 건너 뛴 나는 결국 사과를 받고도 죄인이 되어 이렇게 반성문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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