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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해줘야 할까
  • 유희진 기자
  • 승인 2016.06.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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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홍익대학교 정문에 ‘일베’를 인증하는 손 모양의 조각상이 세워졌다.
조각상은 일간베스트저장소를 상징하는 자음 ‘ㅇ’과 ‘ㅂ’ 손 모양으로 제작됐으며 이것은 일베 회원들의 인증사진으로 사용된다. 조각상은 조소과 4학년 홍기하가 환경조각연구 야외조각전에 출품한 것으로 ‘어디에나 있고, 아무 데도 없다’는 제목과 함께 세워졌다.

역시나 조각상은 세워짐과 동시에 많은 질타를 받게 됐고, 당일부터 조각상에는 음료수와 달걀을 던진 흔적, 자진철거를 요구하는 항의 메모지가 줄을 이뤘다.
논란이 커지자 여론은 작품의 의도를 설명하라고 촉구했고, 제작자는 “일베는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현상이고, 부정할 수 없는 실재다. 사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논란은 더 가열돼 결국, 1일 새벽 한 학생에 의해 조각상은 파괴됐다. 

이 사건의 논란은 두 가지의 대립이 존재한다. ‘흉물스럽다. 일베 상징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표현할 자유다. 작가의 의도와 해석은 별개다’라는 대립. 이번에도 역시나 ‘표현의 자유’가 논란의 핵심이 됐다.
사실 홍대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홍대 토막 살인사건 현장이라는 주제로 피로 범벅된 포대에 여성이 있는 퍼포먼스. 2014년 여성의 몸 내부, 갈비뼈와 내장이 고스란히 보이는 작품 등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홍대에는 해마다 5월이면 이런 작품들이 캠퍼스 곳곳에 전시돼 왔다. 매년 그런 작품이 있어서인지 일부 홍대 학생들은 ‘식상하다’고 얘기할 정도다.
 
예술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많은 논란을 낳게 하는 것일까. 솔직히 말해 예술을 하나도 모르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그러한 작품이 달갑게 보이진 않는다. 예술의 예도 모르는 내가 홍대 앞을 지나가 일베 손모양 조각상을 보게 됐다고 치자, 나 역시 홍대는 “일베 학교인가? 일베를 옹호하는 입장인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처럼 일반인들은 작품만 보고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없기에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대체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해줘야 할까. 나는 때때론 표현의 자유라는 말이 무엇이든 정당화해도 된다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어릴 적 친구들과 싸울 때 아무런 근거 없이 ‘내 맘인데’라고 싸웠던 것처럼. 표현의 자유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한 표현에는 확실한 책임을 지고,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일베라는 사이트도 고인이 된 전 대통령과 비극을 겪은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표현의 자유를 통해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했으므로 비난받는 것이 아닌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표현의 자유는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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