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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직업훈련소가 아니다
  • 서영진 기자
  • 승인 2016.05.2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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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풍처럼 대학가를 휩쓸어간 ‘프라임 사업’을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든다. 대학은 교육의 장인가,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소인가.
2015년 기준 전문대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70%로 10명 중 7명은 대학에 진학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대학을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교수,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함’이라고 기술한다. 물론 대학에 진학하는 70% 모두가 학술의 심오한 이론을 공부하기 위해 간다고는 할 수 없다. 각자 나름의 이유로 대학을 가지만 대학은 엄연히 지식의 배움터이며 갓 성인이 된 이들의 순수한 도전정신과 푸르른 젊음이 아직까지는 남아있는 곳이다.

그런데 교육부는 인력 미스매치, 즉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의 인력 초과공급 되는데 반해 기업이 원하는 공학인력은 부족한 취업시장의 불균형을 바로잡자며 ‘프라임’이란 번듯한 감투를 쓰고 6,000억 원이라는 당근으로 대학들을 입맛대로 흔들고 있다.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 대학은 취업이 잘 되는 학과 즉 공과계열을 늘리도록 하고 그 늘린 정원만큼 말 그대로 ‘실적이 낮은’ 학과들을 폐지 또는 감축시키는 것이다.
학문은 우위를 따질 것 없이 모두가 각자의 가치를 가진다. ‘어느 학과가 많은 학생들을 더 좋은 기업에 취업시켰는가’로 학문의 가치를 매겨서는 안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사회와 관계를 맺는 동물인 인간은 철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역사의 흐름에 대해 알아야 하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자신의 것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과학 기술들역시 무시해선 안 된다. 인간으로써 갖춰야 할 것들을 세분화해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대학이다.

교육부는 인문, 사회, 예체능이 대학 교육 이후로의 길이 험한 길이라면 그 길을 걸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길을 없애서는 안 된다. 취업시장이 A만을 원한다면 B도 원하도록 사회 인식을 변화시키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 A와 B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당근을 쥔 교육부 프라임 사업아래 대학가의 많은 학과들이 난도질을 당했다. 생전 처음 보는 학과와 통합되기도 하고, 과가 아예 없어지기도 했다. 휴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돌아갈 곳을 잃게 된 것이다.

학교는 학생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 가치가 빛난다. 그런데 학생의 배움의 권리보다 취업률을 높이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면 껍데기뿐인 학생만 남게 될 것이다. 껍데기뿐인 학생만 남은 대학 역시 껍데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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