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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의 품격
  • 구연진 편집국장
  • 승인 2016.05.2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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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를 지나다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바로 게시판이다. 게시판은 학교에서 시행되는 행사나 프로그램을 내걸어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도 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요즘 들어 게시판을 보면 다채로운 색감과 독특한 제목을 가진 각종 홍보지가 자주 눈에 띈다. 그리고 덕지덕지, 여러 겹 붙어있는 홍보지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일반 학생들은 그냥 지나칠지 몰라도, 자신이 만든 홍보지나 자신이 속해있는 학과 또는 동아리 등의 홍보지 위에 타 홍보지가 부착돼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사진예술연구회 동아리 부회장 조승현(전기공 12) 씨는 “홍보지를 꼭 붙여야 하는 각자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미 붙여놓은 홍보지가 있는데 그 위에다가 포스터를 붙여 가리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리 홍보지를 붙여놓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자리를 보고 공간을 만들어 붙이는 최소한의 노력은 하는데 왜 그걸 무용지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게시판에 부착하는 홍보지의 종류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학과·동아리 홍보지, 공모전·서포터즈 홍보지, 학원 홍보지가 그것들이다. 먼저 학과·동아리 홍보지는 굉장히 양호한 편이다. 학생들이 붙이는 것이기 때문인지 서로 매너를 지키며 게시판의 빈 곳이 작더라도 최대한 타 홍보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부착한다. 또한 홍보지를 그리 많이 붙이지 않아 ‘저건 어딜 가도 보이네’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공모전·서포터즈 홍보지와 학원 홍보지다. 이 홍보지들은 물량으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인지 엄청난 양의 홍보지들을 학교 곳곳에 붙인다. 게다가 홍보지는 어찌나 큰지. 그 큰 홍보지를 한 장도 아니고 여러 장씩 이어 붙이면 다른 이가 붙인 홍보지는 그에 묻혀 보이지 않거나 반쯤 가려져 무엇을 홍보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쯤 되면 학내 게시판이 누구를 위한 게시판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혼잡스러워진다. 그러면 게시판을 관리하는 교직원은 여러 장의 홍보지를 모두 제거해버리고, 먼저 붙어있던 홍보지는 잘못 없이 떨어져나가고 마는 것이다.

현재 학내 게시판은 ‘교직원의 승인 하에 부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대부분의 홍보지들은 이를 지키지 않은 채 부착돼 있다. 학교 측에서는 학내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규정을 융통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외부 홍보지를 붙이는 사람들도 이에 대해 고려하고, 홍보지 부착의 적당한 매너를 지켜야 한다. 위에 언급했듯이 계속해서 많은 홍보지가 비양심적으로 부착된다면 앞으로 게시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입을 틀어막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게시판 관리가 잘 된다는 것은 학내 구성원의 양심과 매너가 깨어있다는 것과 같다. 깔끔한 게시판이야말로 학교의 품격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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