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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 경쟁력

예전에 한국의 명문대학이라는 연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가 자매결연을 시도한 적이 있다. 두 대학 총장이 만나서 자기대학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연세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 관계자는 미국 명문대를 상대로 해서 꽤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유서 깊은 연세대는 한국에서 수능 상위 1%의 최우등 학생들이 들어온다. 역대 국무총리 ○명 배출, 장관은 ○○명, 국회의원도 ○○○명이나 나왔다. 지난해 사법고시 ○○명 합격, 행정고시 ○○명 합격, 회계사 ○○명 합격…”이 그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이었다.

이와 달리 스탠퍼드의 프레젠테이션은 전혀 딴판이었다. 정치인, 장관 등 관료들은 등장하지도 않았고, 입학 SAT점수가 몇 점인지도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20여명 정도의 노벨상 수상자 자랑도 찾기 어려웠다.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은 단순한 숫자들이 나열되는 식이었다. “4만 개=1930년 이후 스탠퍼드대 졸업생들이 세운 기업 수, 540만 명=우리 대학 졸업생들이 창출한 일자리, 연(年) 2조7000억 달러=이 회사들의 총 매출액.”이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이었다. 한국의 국내 총 생산이 1조 달러를 조금 웃돌 때 얘기다. 그러고 나서 프레젠테이션 화면에는 침묵 속에서 누구나 알 수 있는 회사 이름들이 하나씩 흘러간다. ‘구글, 야후, 테슬라, 전기차, HP(휼렛 패커드), 나이키, 시스코시스템스, 갭(GAP), 썬마이크로시스템…’과 같은 기업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탠퍼드의 고민을 얘기하며 “이 로고나 브랜드들은 우리 대학 출신이 만든 회사들입니다. 다만 졸업생들만큼이나 중퇴자들이 세운 회사들이 더 잘나가고 있다는 게 함정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이고, 스탠퍼드대가 도전해야 할 숙제입니다”라고 결정타를 날렸다. 지금도 스탠퍼드에는 기부금이 쏟아진다. 8년 연속 전 세계에서 기부금이 가장 많은 대학이다. 그리고 그런 기부금들이 모여 대학을 선순환 시킨다. 교육이 창업을 복돋우고 기업가정신을 응원하고, 그 결과 성공한 기업들이 다시 보답을 한다.

우리대학을 둘러보면 그 어디에도 창업자나 사업에 관한 얘기는 없다. 사실 어느 대학이나 다 마찬가지다. 교내 온갖 현수막을 보더라도 ‘공무원 시험 합격, 고시 합격, 자격증 합격, 진급 축하’ 따위의 현수막만 내걸릴 뿐이다. 취업을 우선한다는 소리는 구호로만 그칠 뿐이다. 여태껏 민간기업 취직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을 본적도 없다. 창업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하는 취업촉진, 창업촉진 사업들도 공허한 메아리다. 우리의 교육은 관료를 찍어내고 있을 뿐이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관료만으로는 경제발전은 꿈도 못 꾼다. 고시에 합격할 정도로 똑똑한 이들이 창업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한 명의 공무원이 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사회에 이롭다.

우리는 자유로운 개인이 아니라 국가에 충성하는 관료를 만들고 있다. 이런 교육은 국가주의의 서막일 뿐이다. 자유도, 개인도, 사회도 없다. 오직 국가만을 위한 교육이다. 시험이 아니라 실력을, 공부가 아니라 능력을, 공직이 아니라 사업을, 사회가 아니라 각 개인을 위해야 더 나은 사회가 된다. 능력 중심 사회로 가야한다. 대학교육도 실사구시에 맞게 바뀌어야만 한다. 우리대학도 잡스 같은 인물이 축사 할 정도로 선진화될 날을 꿈꿔본다.

손경모 기자 remaist@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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