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도 두 손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고 했다. ‘창원대학교 그린캠퍼스 조성 우수캠퍼스 선정’, ‘친환경에너지 사용 A등급’ 등 대외적으로 비춰진 우리대학의 모습은 이렇다. 대학 관계자들은 시설 관리 및 환경 조성에 힘을 기울이지만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일까. 그들의 공공기물 사용실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들이 공공기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는 아무 때나, 아무렇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 권리 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약속들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한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자유는 파괴된다.

얼마 전, 우리대학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실에 복사기 하나가 설치됐다. 그 복사기의 사용대상은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이었으며, 본인이 이용하고 싶은 때에 언제든지 학생회실에 가서 사용하면 됐다. 하지만 학생들의 불만이 점점 나오기 시작하고 언제부턴가 학생회실 문이 잠겼다. 이유인즉슨,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복사기 고장 및 학생회실의 물건들이 몇 개씩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이에게 편리함을 주기 위해 학생회는 학생들에게 복사기를 제공했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좋은 의도로 시작된 일이 이렇게 눈살을 찌푸리면서 마무리됐다. 이제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에게 복사기가 다시 생길 수 있을까? 개방됐던 학생회실 또한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될까? 정말 필요한 학생들의 불만 때문에 학생회는 각 과별로 주마다 한 번씩 관리를 하자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 조건은 사유재산과 책임이라는 중요한 전제조건을 망각했다. 모든 게 평등하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복사기라는 소중한 재산이 약 7개나 되는 각 과의 책임으로 나눠지는 순간 그들에게 책임의식은 누구에게도 명확하지 않다. 해보나 마나다. 또 고장이 났을 시, 서로 책임을 미룰 게 뻔하다.

자유를 누리기 위한 전제조건이 상실 상태가 되면, 당연히 자유는 그 누구도 누릴 수 없다. 만약 복사기의 주인이 본인이었다면 책임의식이 그 정도로 바닥이었을까. 부품 하나가 부서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것이다.

이 밖에도 자유를 누리기 위한 전제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유재산의 소중함과 책임의식은 다른 어떤 것들보다 가장 중요하다. 대학생은 모든 일에 대한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공공기물을 계속 줄여나가는 것 또한 문제가 된다. 차라리 그 편보다는 학생 개개인이 의식을 개선하는 것이 앞으로의 자유들을 누리는 데 있어 좋지 않을까.

정유진 기자 yujin078@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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