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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다면,
길고도 짧았던 시험기간이 지나갔다. 누군가에게는 처음이었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제 익숙해졌을법한 한 해의 첫 시험이다. 시험이 모두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각각 달랐을지라도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 같은 출발점을 가졌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새내기는 새내기대로, 이미 새내기의 마음은 잃었지만 그래도 더 굳은 다짐을 하는 재학생은 재학생대로. 하지만 꽃이 피고 살랑거리는 봄바람 아래 처음의 마음을 그대로 다잡기는 분명 쉬운 일이 아니었으리라.
 어쨌든 다사다난했을 각자의 시험은 지나갔다. 그중에는 중간고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노력을 여유로 보상받을 사람도 있을 테지만 이왕 지나간 시험, 기말고사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시험이 끝나고 나서,친구들과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벌써 결과가 나왔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그 짧았던 일주일 동안 수많은 절망을 맛보았다. 아, 이렇게 우리를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하고 며칠의 기분 더 나아가서는 학점까지도 좌우하는 시험을 피할 수는 없는 걸까?
 사전에 시험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재능이나 실력 따위를 일정한 절차에 따라 검사하고 평가하는 일’이라는 뜻이 나온다. 물론 종이 한두 페이지에 우리의 모든 역량과 노력과 고생과 수고를 온전히 담아낼 수는 없는 일이다. 연관검색어로 ‘시험이 필요한 이유’가 뜨는 것을 보니 모두에게 시험이란 어지간히도 힘든 존재인 것 같다. 하지만 시험이라는 것은 제일 객관적이면서 보편적으로 자기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절차라고 생각된다.
 공부가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과연 대충하면 어렵고 포기하면 망한다는 명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 뇌는 오랜 시간 부정적 정보에 노출되면 그 정보를 뇌에 각인한다고 한다. 하기 싫다, 어렵다는 생각을 할수록 그것은 정말로 하기 싫고 어려워진다. 부딪힐 것인가 피할 것인가, 쟁취해낼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답은 정해져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오래된 격언처럼 피할 수 없으면 즐길 수밖에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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