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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 김지은 편집국장
  • 승인 2012.05.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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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 오원춘 "술이 웬수"
초등생 성폭행 김수철 범행 당시 소주·맥주 마셔 성폭행·살인 조두순·김길태 "기억 안난다"
가정폭력 44% 남편이 술 마셨을 때 발생

오원춘, 김수철, 김길태, 조두순 등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잔인한 범죄자들은 어김없이 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다. 술에 취해 성욕이 생겨 여성이나 아동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성폭행을 하면서 신체를 훼손하거나 살해하고 시신을 수백 조각으로 토막 내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또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범인들뿐 아니라 평범한 가장들이 휘두르는 가정폭력도 심리적, 외적환경이 원인이 아닌 술이 주된 원인이었다.

2010년 부산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는 "술에 취해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기억나지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피해자가 죽어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의 이야기에는 술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 "그날따라 술을 더 많이 마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등 범죄자들은 항상 술이 원인이라고 얘기해왔다.

범죄자들이 자신의 범죄와 술을 연관시키는 이유는 대부분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증언할 경우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에서는 범죄자가 술을 마신 상태일 경우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어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판단하여 죄의 무거움을 가볍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책임의 회피라고 볼 수 있다. "술 때문이다. 내가 악한 사람이 아니라 술이 나를 악하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나는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말하며 자신이 행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모조리 술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형량을 줄여줄 수도 있고 책임도 회피할 수 있게 해주는 '술' 이라는 존재는 범죄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변명거리가 되고있다.

최근 더욱 심해지고 있는 음주 범죄는 어느 특정인에게 제한된 것이 아니다. 음주는 19세를 넘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어 우리 모두가 열려있는 범죄자가 될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음주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서운 것이다. 자신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데 하루 아침에 범죄자가 됐다면? 상상조차 끔찍할 것이다.

동의보감에서 하루 한 잔의 술은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액을 잘 돌게 해주므로, 술은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한잔의 술 그리고 자신의 치사량에 맞는 술이라면 또는 그것을 제어하면서 마실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자신의 장점 혹은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자신을 삼켜 자신의 행동조차 제어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그 사람들에게 술은 오로지 독밖에 될 수 없다.

술. 그것을 사는 그들의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신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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